- LNG 등 비싼 발전전력 구입
- 하루 126억 원씩 더 들어가

- "해당 업체·비리 관련자들에 손실비용 책임 물어야" 고조

JS전선이 시험조건부터 조작해 납품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는 신고리 3·4호기의 준공 지연에 따른 피해액도 1년간 3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교체 비용보다는 각각 설비용량 140만 ㎾인 원전 2기가 원래 계획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데 따라 280만 ㎾의 발전량을 대체하기 위해 다른 발전원에서 전기를 사오는 비용이 천문학적 수치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내년도 예산에 이만한 비용을 지출할 만큼 전력부하관리예산이 여유 있게 편성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국민들이 내년 여름에도 또다시 '고통분담'이라는 명목으로 찜통더위를 고통스럽게 감내할 수밖에 없게 생겼다.

17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이 신고리 3·4호기에 사용된 총연장 900㎞의 JS전선 케이블을 전량 교체하는 데 드는 직접 비용은 호기당 180억 원으로 모두 360억 원이다. 문제는 교체 비용보다는 전력수급 계획상 공급에 포함됐던 신고리 3·4호기의 발전량을 대체할 비용이다. 이 비용은 케이블 교체 비용의 103배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전력의 전력시장 모의분석프로그램에 따르면 100만 ㎾급 원전 1기가 정지할 경우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하루 전력구입비 상승분은 42억 원이다. 그러나 100만 ㎾급 2기가 정지하면 87억 원, 3기가 정지하면 135억 원이 된다. 다수의 설비가 동시에 정지하면 전력구입비 상승분이 단순 합산액보다 커지는 것은 전력 계통한계가격(SMP)이 비선형으로 상승하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말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제어케이블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호기 등 원전 3기를 가동 중지시킴에 따라 발생한 피해액은 6개월 기준 2조 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설비용량 합계 280만 ㎾인 신고리 3·4호기에 이를 대입시키면 하루 126억 원의 전력구입비 상승분이 발생한다. 따라서 연중 35일간 2회 계획예방정비를 받는 기간을 제외하면 1년간 준공 지연이 될 경우 피해액은 3조7170억 원(126억 원×295일)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준공 지연이 1년 이상 된다면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야 할 판이다.

이는 내년에도 전력수급이 원활하지 못해 한전이 LNG 등 비싼 발전원의 전력을 구입해야 하는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게다가 내년에는 전력부하관리예산이 올해(2500억 원)보다 84%나 삭감된 395억 원으로 책정돼 전력부하관리기금을 활용한 수요관리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에너지정의행동 관계자는 "총 280만 ㎾의 원전 2기를 1년 이상 무용지물로 만든 원전비리를 막지 못한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들에게 문책과 함께 해당 업체와 비리 관련자들에게 손실 비용 책임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수원이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원전 고장이 잦았던 지난해에는 60만~100만 ㎾급 원전이 6800시간(283.3일) 가동 정지해 507만 ㎽h의 발전손실을 초래했다. 이에 따른 경제적 피해액은 2조7000여억 원으로 추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