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땅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동안 100년 간 사용해 온 종이 지적(地籍)을 3차원 입체 지적으로 전환하고 한국형 스마트 지적의 완성을 목표로 올해부터 지적재조사(바른땅) 사업을 전국적으로 본격 시행한다.

지적재조사의 새 이름인 바른땅 사업은 토지의 경계를 바르게 정돈한다는 의미이다. 현 종이 지적은 일제 강점기 당시 동경 원점으로 측량되고, 낙후된 기술과 장비로 제작돼 시간이 지날수록 변형·마모되고 있는 실정이다. 토지 경계가 실제와 달라 재산권 행사에 불편을 초래하고 있는 토지는 전국 토지의 약 15%(554만 필지)에 이른다.

그동안 부정확한 지적으로 이웃 간 잦은 다툼이 발생했다. 주민 수요를 반영해 토지경계를 바르게 하고 오차 없는 디지털 지적으로 전환하기 위한 국가인프라 구축사업이다.

부산에서도 바른땅사업이 본격 시작됐다. 올해 사업(목표)량은 16개 구·군에서 18개 사업지구 총 3312필지 96만4000㎡이다. 부산시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타 시·도보다 추진실적이 좋다. 현재 7개 구·군, 8개 사업지구, 935필지 40만4000㎡가 지적재조사사업지구로 승인받았다.

하지만 100년 만의 일본 잔재를 청산하기 위한 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많은 어려움이 있다. 먼저 지적재조사 사업에 대한 국민 공감도 및 인식이 미흡하다. 지적재조사 대상 토지소유자 등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동의율이 70%대를 겨우 넘기고 있는 실정이다. 중앙정부의 대대적이고 지속적인 대국민 홍보가 절실하다.

정부 총액인건비와 맞물려 전담 조직 및 인력이 부족해 매년 늘어나는 사업지구 및 국비 예산 추진에 어려움이 있다. 기존 지적 업무 수행 직원 및 신규직원 위주의 업무 분장으로 전담 공무원 전문성이 부족하다. 안전행정부와 시·도 조직부서와 긴밀한 유대관계를 통한 지적재조사 전담조직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 지적담당자들에게 인사상 인센티브 부여와 해외 견학, 교육기회를 우선 부여해 바른땅 사업을 차질없게 진행하여야 할 것이다.

이런 적극적인 노력하에 일제 잔재를 청산하는 바른땅 사업이 완수될 수 있다. 토지소유자로부터 신뢰를 얻게됨과 동시에 소유자가 원하는 경계 설정으로 땅 모양이 정형화되고, 시민 신뢰와 공감도 형성은 물론 부동산 가치 상승의 효과와 국공유지의 관리 및 가치 상승에도 기여할 것이다.

강정규 동의대 재무부동산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