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수부 "임대료 감면" 거듭
- BPA "덤핑 악순환" 반대

부산 북항 감만부두 운영사들의 통합 작업이 지지부진하면서 선석 반납이 '초읽기'(본지 지난 5일 자 1, 2면 보도)에 들어간 해양수산부와 부산항만공사(BPA)가 북항 마비를 막을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8일 통합에 따른 임대료 감면을 주장하고 있는 부두 운영사들의 요구에 대해 "임대료 감면도 검토하라고 BPA에 요구했는데도 BPA가 유예안만을 고집해 통합 작업이 지지부진하고 있다"고 책임을 BPA에 돌렸다. 이 관계자는 "무조건 감면을 하라는 것이 아니고 유예안과 감면안을 모두 검토해 통합 카드를 다양하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BPA는 임대료 감면은 ▷세수 부족 초래 ▷하역료 덤핑 악순환 조장 ▷BPA 재무건전성 악화 등을 이유로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BPA 측은 임대료 감면은 세수 감소로 이어져 국가 정책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특히 비용이 감소한 운영사들이 이를 재원으로 물량 유치 경쟁에 나설 경우 하역료 덤핑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BPA는 감만 부두 운영사의 임대료 감면이 북항 전체 운영사의 감면 요구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BPA 관계자는 "감만 부두 운영사의 요구만 수용하면 155억 원을 감면해야 하지만 북항 전체 운영사가 형평성 차원에서 주장하면 BPA의 부담은 500억 원으로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통합에 대한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두 당국의 입장이 갈리는 것은 부두 운영사 통합에 따른 물동량 창출에 대한 확신 없이 통합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두 기관 수장의 입지까지 맞물리면서 어느 한 쪽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해수부는 지난 6월 3년 전부터 추진했던 감만 부두 통합을 대대적으로 홍보할 정도로 통합에 매달리다 최근에 발을 빼는 분위기다. 통합을 부산항 발전을 위한 진지한 고민이 아니라 입지가 흔들리던 윤진숙 장관의 치적용 차원에서 접근했기 때문이다. 반면 BPA는 올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지난해 보다 하락한 C등급을 받았지만, 임기택 사장은 취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평가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임대료 감면을 수용할 경우 BPA 재무건전성 악화는 불가피하고 이는 내년도 임 사장의 평가와 직결되는 것도 BPA의 임대료 감면 불가론의 주요 배경이라는 지적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