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영사, 현행 320억 임대료
- '150억 원+α' 감면 요구
- BPA '2년 유예'로 수용불가
- 해수부 "일정부분 감면 필요"
- BPA "2~3년 뒤 자생" 버텨
- 무원칙 대응에 사태 키워
부산항 북항 감만부두 부두 운영사 통합작업이 지지부진한 표면적인 이유는 '부두 임대료 감면'을 둘러싼 운영사와 부산항만공사(BPA)의 이견 때문이다.
하지만 해수부와 BPA가 통합 방법론을 놓고 견해차를 보이는 등 무원칙한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도 사태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북항 파행이 현실화하면 해수부·BPA·부두 운영사 모두 국가 중심항만의 기능 상실을 가져온 데 대한 거센 책임론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된다.
■BPA-운영사 임대료 감면 이견
해수부 계획대로라면 북항 감만부두 3개 운영사(한진해운·세방·인터지스)는 지난 1일 통합법인을 출범시켰어야 했다. 하지만 통합작업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한진해운과 세방은 통합이 되지 않으면 오는 20일 선석을 반납하겠다는 입장이다. 통합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감만부두에 한 개 선석을 운영하고 있는 허치슨도 다음 달 말까지 선석 반납을 예고한 상황이다.
운영사들은 BPA가 현재 4개 선석에 연간 320억 원을 받고 있는 임대료를 '150억 원+α'수준으로 감면해야 통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절반 이상 임대료를 감면하되 물동량 추이에 따라 감면 수준을 정하자는 것이다.
반면 BPA는 감면이 아니라 '2년 유예'를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BPA 임기택 사장은 "부두는 정부재정 투입시설인데 세수가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 감면은 안 된다"고 못박았다.
■해수부-BPA '통합 방법론' 딴소리
부두 운영사 통합방법에 대한 해수부와 BPA의 엇박자도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해수부는 통합을 위해 부두 임대료를 일정 부분 감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BPA는 향후 북항 물동량 확보 전망이 밝은 만큼 임대료를 감면하면서까지 통합을 유도할 필요는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임 사장은 "내년에 북항재개발 지역 내 1부두 공사에 착수하고 북항재개발 2단계에 따른 자성대 부두 물량이 몰리면 2~3년 뒤 북항의 물동량이 충분히 확보돼 부두 운영사가 자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해수부와 BPA는 벌써 통합 무산에 대비,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면서 출구전략 마련에 돌입한 모양새다.
BPA는 해수부가 윤진숙 장관 취임 이후 야심차게 추진했던 부산 북항 단계별 통합작업이 처음부터 삐걱대자 아예 통합작업에서 발을 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통합추진을 BPA로 넘기고 책임질 일을 하지 않으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반면 해수부는 BPA가 임대료 감면에 소극적인 이유를 임 사장 개인의 입지 다지기와 연결시키는 분위기다. 올해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았던 임 사장이 부두 운영사 통합을 북항의 경쟁력 제고가 아니라 본인의 입지 강화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