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항 감만부두 전경.

물동량 감소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부산 북항 운영사들이 잇따라 선석 운영권 반납 의사를 밝힌 가운데 반납 시한이 눈앞에 다가오면서 부두 운영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BPA)는 마지막까지 운영권 반납을 막기 위해 운영사 통합 논의를 계속해 나간다는 방침이지만 성사 가능성이 희박한 데다 북항의 어려운 여건을 감안할 때 선석 운영권 인수전에 뛰어들 업체가 쉽게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4일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북항 감만부두의 4개 선석 운영사 중 허치슨부산컨테이너터미널(HBCT)과 세방, 한진해운 등 3개사는 지난 4월 말 선석 운영권 반납 의사를 BPA에 통보했다. 반납 시한은 허치슨의 경우 다음 달 31일, 세방과 한진해운은 각각 오는 20일이다.

허치슨 측은 "2002년 현대상선이 운영하던 선석을 인수해 운영하면서 현대상선 측 물량을 처리해왔는데 현대상선이 2009년 신항에 전용터미널을 만들어 옮겨 가버리고 우리 선석을 재임차해 사용해왔던 인터지스도 감만부두 선석 운영 통합에 참여하면서 사용할 일이 없어져 결국 반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부두 운영사인 세방과 한진해운은 물동량 급감에다 부두 운영사 통합 작업이 지연되자 운영권 반납 카드를 던졌다. 세방과 한진해운은 당시 "지난해 9월 말부터 진행돼 온 운영사 통합 논의가 지연되면서 매달 10억 원이 넘는 적자를 보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해수부는 북항 운영의 파행을 막기 위해 세방, 한진해운, 인터지스 등 감만부두 3개 운영사와 함께 지난 6월 전격적으로 기본합의서를 작성한 뒤 9월 통합 운영사를 출범시킨다고 발표했지만 임대료 인하 등 인센티브에 대한 이견으로 사실상 통합은 물 건너 간 분위기다. 이에 따라 한진해운은 최근 일할(日割) 계산으로 오는 20일까지만 임대료를 지불해 사실상 부두 운영에서 손을 떼겠다는 의사를 확실히 표명했다.

BPA도 이들 3개 운영사의 선석 반납을 기정사실화하고 인수추진단을 구성하는 등 반납시설 인수절차에 착수했다.

BPA 임기택 사장은 "새 운영사가 나타날 때까지 기존 업체들이 당분간 운영을 할 것"이라며 "기존 운영사들이 손을 떼도 입찰을 통해 새 인수자를 찾거나 BPA가 직접 맡아 위탁운영하면 되기 때문에 부두 운영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이들 업체를 대신해 선석 운영에 참여할 업체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한 부두 운영사 관계자는 "적자가 불을 보듯 뻔한데 어느 업체가 나서겠느냐"며 "BPA의 위탁운영도 기존 운영사들로부터 특혜 논란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