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한 경제활동을 수행함에도 빚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다. 정부는 이들의 구제를 위해 어려운 경제 여건이지만 개인회생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 제도로 많은 성실한 신용불량자들이 빚 돌려막기와 빚 독촉의 고통에서 벗어나고 있다. 이런 성실한 실패의 구제가 연구개발( R&D) 현장에도 도입된다. 정부는 최근 일부 부처에서 제한적으로 운영되던 R&D 성실 실패를 정부 차원에서 통일해 제도화하려는 방안을 발표했다.

성실실패제도는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관리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연구개발 결과가 실패로 평가되더라도, 정당한 사유가 있을 시 실패를 용인해 국가의 제재를 면제 또는 감면해 주는 제도이다. 일부 정부 부처에서 제한적으로 운영되고는 있지만, 부처별로 기준이 상이하여 이번에 공통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로 한 것이다. 공통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과제평가에서 실패로 결정된 과제가 연구과정의 성실성 평가를 통과하면 성실실패를 인정하고, 관련 제재는 원칙적으로 모두 면제된다. 연구실패에 대한 사항은 DB화해 관리돼, 공개를 통해 유사사례를 방지하고 효율적 연구 유도에 활용된다. 성실실패 과제에 대하여 재도전 기회도 주어지는데, 실패를 극복하고 좋은 결과가 산출되는 경우는 포상을 한다. 연구과정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경우 후속연구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사업평가와 감사에 대한 부담도 완화돼 우선 혁신도약형 R&D사업을 시범 사업으로 선정하여 올해부터 완화 방안을 적용한다. 시험 적용은 1~2년간 운영되며, 이후 R&D사업 전반으로의 확대 여부가 검토될 방침이다. 최종 단계에서 성실실패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 중간산출물을 활용하게 된다. 중간평가에서 연구과제의 목표 수정의 허용과 자유로운 변경을 허락하는 성실실패제도는 현 R&D 지원체제의 한계를 극복할 체질 개선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연구실패 용인문화는 혁신적인 R&D과제 발굴로 이어질 것이며 긍정적인 연구환경 조성을 마련할 것으로 본다.

강효경 부산테크노파크 R&D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