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는 전셋값이 집값보다 높아 난리다. 그런데도 전세는 씨가 마르고 월세는 남아돈다. 부산의 전세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상황이다. 서울의 부동산시장은 늘 난리다. 무엇보다 너무 과밀한 것이 문제다.

최근 이 같은 현상은 박근혜정부의 부동산 정책에서 비롯됐다. 박근혜정부는 4·1 부동산 대책을 통해 시장 정상화 대책을 내놓았다. 창조경제를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다양한 부동산 규제 완화를 실시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용도지역별 입지 가능한 건축물을 열거하는 방식(포지티브)에서 법령에서 금지한 건축물을 제외하고는 모두 입지를 허용하는 방식(네거티브)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도시지역 중 상업, 준주거, 준공업지역, 비도시지역은 계획관리지역의 대상이 된다.

이 정책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새로운 형태의 공간과 다양한 아이템이 부가된 용도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는 부동산 개발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고 그에 따른 지가 상승도 예상된다. 특히 전국토의 11%나 되는 계획관리지역의 경우 개발 용도가 다양해지면 기발한 아이템과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부동산 개발 자금이 몰릴 수 있다. 특히 도심지 인근 경관이 뛰어난 지역이나 접근성이 우수한 계획관리지역의 경우 숙박, 레저, 판매, 음식 시설 용도가 가능해진다면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적지 않을 것이다.

현 정부는 또한 상업지역과 준공업지역 등에 대해 주거, 판매, 숙박 등이 결합된 복합건축을 허용하고 건축법의 근린생활시설을 세부 나열식에서 포괄식 분류로 재분류할 방침이다. 일부 면적 기준도 폐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양한 아이템 탄생으로 경기 진작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변태적인 용도 탄생으로 인해 탈법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

또한 산지전용의 허가 기준을 지자체 조례로 위임하고 개발제한구역의 경우 해제기준을 완화해 시가지와 인접한 지역으로 난개발 우려가 없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20만㎡ 이하의 개발을 허용하기로 했다.

취득세 자체를 내리는 방안도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필자는 과표 현실화가 많이 이뤄진 만큼 취득세는 인하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가장 큰 단점인 지자체의 세수 부족은 보유세(재산세나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를 통한 대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양도 단계에 있어 자본이득에 대한 충분한 흡수를 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지방세의 보충을 양도세에서 보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면 지자체의 재정 문제는 충분히 해결될 것이다.

역대 정부마다 각양각색의 부동산 정책을 쏟아냈다. 그에 따른 효과는 기대만큼 크지는 않았다. 정확한 시장 환경을 이해해야 일관성 있고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정두천 고고넷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