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황찬란한 꽃무늬와 출처불문 기하학 패턴의 아줌마 몸빼바지, 조금만 더 올리면 목에 닿을 듯한 아저씨의 배바지. '깔롱의 화룡점정'을 찍었던 삼촌들의 9부 달랑 바지. 모두 그 당시에는 그들만의 확고한 패션 스타일이었다.

그리고 정확하게 5년 전, 오늘. 모 여가수가 배바지를 입고 나왔을 때, 우리는 '복고'라고 쓰고 '패셔니스타'라 부르며 따라입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래서 패션은 돌고 돈다.

백화점 매장내 거의 모든 쇼윈도가 형형색색의 꽃무늬에, 점프 수트라는 이름을 빌린 기하학 패턴의 몸빼바지로 가득한 걸 보면, 엣지 있는 남성들의 바지 기장이 모두 복숭아뼈에서 달랑거리거나, 70년대에나 볼 법한 원색의 양말들이 정장 바지에 매치되는 걸 보면, 분명 패션은 돌고 도는가 보다.

지난해에 이어 올 여름에도 복고의 인기는 계속되고 있다. 아마 당분간은 복고 스타일이 계속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 더군다나 노출의 계절, 여름 한가운데서 맞이하는 바캉스 시즌이 아닌가.

평소 얌전한 스타일을 고집했다면, 올 휴가철을 이용해 복고패션를 맘껏 즐겨보길 추천한다. 평소 복고패션에 익숙하지 않다면, 색감과 스타일 중 하나만 선택해 먼저 도전해보자. 복고 스타일에 화려한 무늬나 색상까지 가미되면 당연 눈에 띄기 마련이다.

여름 바닷가에서 입는 비키니나 비치 드레스처럼, 한 시즌 입는 옷들은 과감하게 선택하자. 집에서 보면 튀어서 손발이 오그라들어도 현지에선 적정 수준이 될 테니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구매는 미리 하지 말 것. 전세계 유수의 명사들이 강조하는 '현장에 답이 있다'를 떠올리며, 직접 보고 현지에서 바로 구매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일찍 준비해봐야 괜히 돈만 비싸고 자꾸 비교하게 돼 용기만 감소시킬 뿐이다. 특히 세계적 휴양지 해운대는 인근에 백화점을 포함한 쇼핑몰이 바로 인접해있어 여름철 복고패션을 시도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게다가 이 맘때가 한창 피크타임이라 막바지 할인행사를 진행하는 곳이 많다. 입는 거부터 먹는 거까지 다양한 할인행사와 기획전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유행에 민감한 복고패션은 이럴 때 저렴하게 구매해 기분전환용으로 즐겁게 착용해보길 권한다.

패셔니스타와 패션테러리스트는 어쩌면 한 끗 차이가 아닐까 싶다. 지금 내가, 혹은 옆 사람이 소문난 패션테러리스트인가? 모를 일이다. 내년엔 그 사람의 패션스타일이 백화점 쇼윈도를 도배하고 있을지도. 기죽지 말자. 패션은 돌고 돈다!

안용준 신세계 센텀시티 홍보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