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행정부 배진환(왼쪽부터) 지방세제정책관과 기획재정부 김낙회 세제실장, 국토교통부 도태호 주택토지실장이 22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고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취득세율 인하'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 법 개정 추진 배경

- 주택구입 때 거래 부담 줄여
- 부동산시장 활성화 유도키로

# 소급적용 가능성은

- 법 발효 전 거래 제외 입장 속
- "국회 결정 사항" 여지는 남겨

# 지방재정 보전 방안

- 지방소비세율 인상 등 검토
- 지자체 "실질효과 없다" 난색

정부가 부동산시장에서 논란이 지속된 '취득세 영구 인하' 카드를 공식화한 배경에는 주택 구입에 따른 거래비용 부담을 줄여 부동산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하지만 취득세 인하가 이뤄질 때까지 발생할 '거래절벽'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해답을 제시하지 못한 데다, 부산시 등 지방재정 악화가 불을 보듯 명확한 상황임에도 지자체와의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구 인하'에 방점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안전행정부는 22일 발표한 '관계부처 합동 의견'에서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해 취득세율을 인하한다는 기본 전제하에 관계부처 간 논의를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애초 안행부가 각 지자체의 세수 결함 등을 우려해 '취득세율 인하 반대' 입장을 고수했지만, 부동산시장을 살려야 한다는 대명제에는 부처 간 의견이 일치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실제로 이날 정부는 과표구간별 인하폭 등 세부 내용 발표를 다음 달로 미룬 채, '영구 인하' 방향으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내용에 방점을 찍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9억 원 이하 2%와 9억 원 초과 4%인 현행 취득세 구간 내에서 세율을 낮추는 방안과 ▷취득세 구간의 세분화를 통한 인하율 적용 방안 ▷1주택자와 다주택자에 대한 세율 차등 적용 방안 등 3개 방안을 놓고 부처 간 논의를 진행 중이다. 현행 취득세 구간 내에서 세율이 내려간다면 각각 2%에서 1%로, 4%에서 2%로 인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방안이 확정돼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당장 집을 살 때 주택 구입자들이 부담하는 거래비용은 줄어들 수 있다. 또 정부 의도대로 거래 증가 등 부동산시장이 활성화하는 효과가 예상된다.

기재부 김낙회 세제실장은 "안행부 등에서 시뮬레이션을 해봐야 알 수 있겠지만 주택 거래량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지방재정 보전 실효성 의문

하지만 정부의 이 같은 긍정적 전망에도 부동산시장에서의 '거래절벽' 현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안 통과 후 취득세 인하가 실제로 이뤄질 때까지 거래를 하지 않으려는 심리가 부동산시장에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다음 달 세부 인하안을 발표한 뒤 9월 정기국회에 관련 법안을 제출키로 방침을 정했다는 점에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이전까지는 '거래절벽'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거래절벽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취득세 영구 인하 방안'의 법제화까지 소급 적용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기재부 김 세제실장은 "소급 적용 문제는 법 개정 사항이므로 국회 몫"이라고 언급, 국회에서 소급 적용이 추진될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았다.

정부 발표 이전부터 끊임없이 제기된 지방재정 악화 문제와 향후 지자체와의 긴밀한 협의도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다. 특히 3개 경제부처가 이날 '취득세 영구 인하 카드'를 내놓기 전까지 부산시와의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정황이 드러나면서 시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시 관계자는 "정부 부처가 일절 (취득세 영구 인하 계획을) 오픈시키지 않고 자기네들끼리 논의한 것"이라며 "방침을 미리 정한 뒤 지자체의 의견을 듣겠다는 것은 '손을 쓸 수 없게 만드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정부는 다만 지방재정 보전 방법으로 지방소비세율 인상 등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지방소비세율을 올리면 부가가치세수가 감소해 지방교부금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이번 대책이 지방재정 악화를 가져올 뿐 아니라 부동산 활성화 방안의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부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차진구 사무처장은 "취득세 인하 대책으로 반짝효과가 나타날 수 있겠지만 진정한 의미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은 될 수 없다"며 "(6월 말 종료된) '취득세 한시 인하 조치' 이후 또다시 내리겠다는 것은 '언 발에 오줌 누기'와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 취득세율 인하 지방재정 보전 방안 - 지방소비세율 인상  - 종부세를 재산세로 통합  - 지방세 인상  - 다른 지방세목 인상(담배소비세 등) ※자료 : 기획재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