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대보증자 포함땐 더 늘어
- 재원 1조5000억 부족 우려

국민행복기금 지원으로 빚더미에서 벗어나는 수혜자 수가 최대 50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행복기금은 가접수를 시작한 지 1주일 만에 6만여 명이 몰리면서 당초 예상치(32만6000명)를 훨씬 웃도는 50만 명까지 혜택을 받을 것으로 추산했다.

다음 달부터 대상자로 연대보증자가 포함되면서 이들 155만 명 중 신청 가능성이 큰 10만여 명을 고려하면 그 수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과거 유사 채무조정 신청 추이를 바탕으로 행복기금 수혜자를 32만 6000명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가접수를 시작하면서 1주일간 예상 수혜자 32만여 명의 20%에 가까운 인원이 일주일 새 몰리면서 최종 수혜자 예상치를 높였다.

아울러 정부는 다음 달 중순부터는 행복기금으로 일반 채무자뿐만 아니라 연대보증 채무자까지 구제한다. 행복기금에 연대보증자가 채무 조정을 신청하면 감면율도 우대해준다. 이에 대해 주채무자가 상환 의지가 없는데도 보증인의 신청으로 채무가 탕감된다면 주채무자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적지 않다. 국민행복기금은 자활 의지가 있는 사람의 신청을 받아 채무를 일부 탕감해주고 나머지 빚은 능력에 맞게 장기·분할상환하도록 해주는 것인데 상환 의지가 없는 주채무자도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행복기금 수혜자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이면서 재원 부족에 대한 우려도 대두되고 있다. 행복기금 수혜자를 32만여 명으로 잡고 봤을 때에는 5년간 1조5000억 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됐다. 전환대출 바꿔드림론에 사용되는 보증재원 7000억 원가량을 제외하면 채무조정을 위한 연체채권 매입비용으로는 8000억 원 정도가 든다고 예상했다. 따라서 수혜자가 50만 명 선으로 늘어난다면 재원 부족은 피할 수 없게 된다. 6개월 신청 기간에 접수한 연체채무자의 채권은 금융회사가 의무적으로 매각하도록 돼 있어 신청자가 몰릴수록 행복기금이 사들여야 하는 채권 물량이 늘어난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만약 이 추세로 계속 간다면 재원이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며 "캠코나 금융회사의 차입·출연 등 공공재원 조달 방식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