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물류와 교통 흐름이 자주 막혀 지역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2011년 12월 완전 개통한 부산항 신항 제1배후도로(가덕~초정 23㎞)는 항만물류 전용도로 역할을 못 하고 있다. 부산에는 하루 평균 차량통행속도가 시속 30㎞ 이하(경제속도 시속 60㎞ 안팎)를 유지하는 저속 도로 구간이 많아 산업·생활동맥이 뚝뚝 끊기고 있다. 

20일 부산항만공사(BPA) 신항사업소 등에 따르면 신항 제1배후도로가 주말마다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으면서 선적 기일에 쫓기는 신항의 항만물류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컨테이너 차량 운전자 김모(57) 씨는 "신항 배후도로에 물동량이 증가하는 매주 금요일 오후부터 인근 부산경남경마공원 도로와 남해고속도로 가락 IC 부근 도로는 전쟁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평소 20분이면 충분한 가락IC에서 신항까지의 소통시간이 1시간 이상 걸리기도 하고, 평일 오후 6시 이후 퇴근시간대에는 상습 정체 구간으로 변하기 일쑤다.

신항 입주업체 관계자는 "게다가 신항 배후도로가 덜 혼잡할 때는 컨테이너 차량들이 화물 선적 일정을 맞추기 위해 신호를 무시하고 도로를 과속 질주하고 있어 무법천지로 변한다"며 "결국 동북아시아 허브항으로 도약하는 부산항의 국제 경쟁력까지 떨어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부산에 등록된 차량 수(2012년 9월 기준 117만486대)에 비해 도로율(21%가량)이 턱없이 부족하고 상습 체증 구간이 많은 지역 도로 곳곳에는 차량 흐름의 끊김 현상이 매일 발생하고 있다. 부산진구 하마정교차로~양정교차로(385m) 구간은 평일 오후 내내 평균 통행속도가 시속 20㎞를 밑도는 등 부산에는 시간대별로 사실상 주차장으로 전락하는 도로 구간이 수두룩하다.

교통 전문가들은 신항 배후도로의 입체 교차로와 우회도로는 물론 현재 건설 중인 외곽순환도로와 신설 터널 등의 건립 기간을 앞당기고 대중교통 정책을 현실에 맞게 다시 수립해 부산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