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악 전력 수급난 우려 고조
- 6개서 발견…핵분열 중단 못 시킬 수 있어

최근 영광 원자력발전소 5·6호기에 품질검증서를 위조한 부품 사용 사실이 적발된 가운데 3호기 원자로 부품에서 균열이 발생한 것으로 밝혀져 원전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더구나 이 설비의 정비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보여 올겨울 최악의 전력난마저 우려된다.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3일 오후 5시께 발전용량이 100만 ㎾급인 영광 3호기의 계획예방 정비작업 중 제어봉 안내관(관통관)에서 미세한 균열이 발견됐다고 9일 밝혔다. 원전에서 제어봉은 핵분열 연쇄반응을 제어한다. 이번에 균열이 발견된 안내관은 제어봉이 핵연료봉 사이에 제대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삽입 통로다. 

한수원은 정비작업의 일환으로 원자로 상단 안내관에 대해 비파괴검사(초음파검사)를 실시하다 84개 중 6개에서 결함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한수원 측은 안내관에 구멍이 생긴 것은 아닌 데다 외부 누설이 전혀 없어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안내관이 파괴되면 제어봉 삽입이 제대로 되지 않아 핵분열을 중단시키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또 균열로 인해 3호기의 정비가 애초 계획했던 오는 23일까지 완료되기 어려워짐에 따라 이 기간 예비전력이 175만~440만 ㎾로 낮아질 것으로 보여 전력 수급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예비력이 있기 때문에 전력은 공급되지만, 정부가 예비전력 450만 ㎾를 '전력수급비상조치' 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급 조절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전문가들은 "영광 3·5·6호기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1개월 내에 가동되지 않으면 예비전력이 200만 ㎾ 아래로 내려가 전력수급 경보 '경계'가 발령되는 심각한 상황이 벌어진다"며 "이때는 블랙아웃(대정전) 사태가 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