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부산 강서구 미음산단 내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서 LG CNS 데이터센터 기공식이 열리는 모습. 부산시도 지식경제부의 지원을 받아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전력 설비 등 인프라 구축 사업을 시행한다. 국제신문DB

- 지진 등 자연재해 위험 적고
- 美·日 등 각국과 광케이블망
- 데이터 허브도시 강점 많아

- 지역 IT업계도 발빠른 행보
- 대학 등과 내달 협의회 발족
- 공동투자·기술개발 힘 결집

무선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클라우드 산업은 일상 생활은 물론 산업과 교육을 포함한 전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산업계는 이미 클라우드 중심으로 재편되기 시작했다. 애플을 비롯한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세계적인 IT 회사들이 자체적인 플랫폼(클라우드 구동을 위한 운영체계)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세계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2014년 3434억 달러로 추산되며 연평균 34%의 급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 데이터 허브 도시 강점

클라우드 서비스는 인터넷으로 대용량의 컴퓨터 집합에 접속해 애플리케이션, OS, 보안 등 필요한 IT 자원을 원하는 시점에 필요로 하는 만큼 골라서 사용하는 개념이다. 이 때문에 클라우드 서비스에는 대용량의 데이터를 보관하는 데이터센터 같은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부산은 국내는 물론 아시아에서도 가장 우수한 데이터센터 허브 도시의 입지를 가지고 있다. 지진 등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하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지난해 대지진과 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를 겪은 일본 기업들은 지진 안전 지대인 남부 규슈 쪽으로 데이터센터를 이전한 데 이어 데이터센터를 여러 곳으로 분산하고 있어 부산이 대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에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LG CNS가 미음산단에 국내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세우는 것과 KT가 일본 소프트뱅크와 합작으로 경남 김해에 데이터센터를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일본 기업의 백데이터센터 유치를 노린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부산은 지리적으로 세계 물류의 중심이자 최적의 통신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이미 해운대구 송정에는 미국과 일본 중국 동남아로 연결되는 광케이블망이 구축돼 있다. 중국은 물론 동남아, 미국까지도 부산을 데이터센터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다 문현금융단지가 정착되면 막대한 데이터를 가진 금융 분야의 데이터센터도 부산에 집중될 수 있다.

■지역 IT 업계 '새로운 기회'

지역 IT업계도 부산클라우드산업협의회 발족을 위해 두 차례 모임을 갖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음 달 출범하는 협의회에는 20여 개 지역 IT업체와 대학, 부산정보산업진흥원, 부산발전연구원 등이 참여한다. 협의회는 클라우드 R&D 과제 개발과 전문인력 양성에 참여하는 등 부산지역 클라우드 산업 활성화를 위해 부산정보산업진흥원과 발을 맞춘다. 아이리얼, 일아이티, 캐드앤소프트 등 지역의 중량급 IT업체들이 클라우드 산업 활성화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박진용(참기술대표) 협의회장은 "부산업체들이 클라우드 서비스의 단순한 이용자에서 벗어나 주도권을 갖기 위해 공동투자와 기술개발 등이 진행되도록 협의회를 중심으로 업체들이 힘을 결집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특별히 "유비쿼터스 사업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10년 전 부산시는 전국 최초로 유비쿼터스 산업 부흥을 위한 정책을 펼쳤다. 하지만 대기업과 부산에 지사를 설립한 수도권 기업에게 주도권을 내주면서 지역 업체들은 사업에서 배제됐고 유비쿼터스도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했던 '쓰라린 경험'을 상기시킨 것이다.

클라우드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항만·물류, 조선·해양플랜트 등 부산 고유의 플랫폼 개발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 김준수 IT 사업부장은 "아직 지역 업체들의 기술력이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학과 대기업이 연계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클라우드 산업 신규 고용창출 전망   (단위 : 명)   2012년 2013년 2014년 하드웨어 8136 1만252 1만2917 소프트웨어 4399 5543 6984 유지보수 등 4662 5874 7402 합계   17만1970 21만6690 27만3030 ※자료 : ID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