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사람'이다. 해양과학분야의 세계적인 석학들은 오는 7월 출범하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이하 해양과기원)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를 위해 최고 수준의 시설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토해양부와 한국해양연구원이 지난 9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신해양시대를 선도할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설립을 위한 국제 심포지엄'(본지 지난 9일 자 14면 보도)에서 토니 헤이맷 미국 스크립스 해양연구소(SIO) 소장은 "세계 해양과학계에서는 최고 실력을 가진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전쟁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날 석학들은 "전 세계 해양과학분야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 규모가 작더라도 대담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라, 장기적인 과제에 도전하라"고 주문했다. 연구소마다 파격적인 급여로 연구원들을 영입하려고 하지만, 과학자들에게는 급여보다는 최고의 시설과 흥미로운 프로젝트가 더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독일 키엘 지오마르(GEOMAR) 해양연구센터 피터 허지크 집행이사는 "최근의 해저광산 개발 연구도 주요 프로젝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국립해양학센터(NOC) 재키 우드 국제전략 파트너십 센터장 또한 "업계를 처음부터 참여시켜 해양과학연구 결과물이 사회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양과기원이 부산 동삼혁신도시에 둥지를 트는 것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있었다. 한국과학총연합회 곽재원 부회장은 "항만과 연안 등 소셜 테크놀로지를 개발하고 다목적, 다기능 기관으로서 역할배분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과제다"고 밝혔다. 한국해양과학기술벤처협회 이재완 회장은 "특정 지역에만 치우치는 일은 없어야 하고, 인재를 유입하는 동시에 지역성이라는 장벽을 허물 수 있는 방법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아라온호가 왜 인천에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아라온호는 부산으로 옮겨와야 하고, 극지연구 역시 해양과학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극지연구소도 부산으로 와야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서울대 최항순 교수는 "부산에서 설립되는 해양과기원은 해양플랜트 기자재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