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분 크롬폐수, 공동책임 불가"
- 사하구, 조합에 '내부정리' 종용
- 최근 2억7000만 원 추가 부과해

500억 원 대의 폐수 초과배출부담금 사태에 휘말린 부산신평장림피혁공업사업협동조합(피혁조합)의 업체 간 부담금 분담 갈등(지난달 16일 자 1면 등 보도)이 심화하고 있다.

1일 피혁조합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열렸던 조합원 총회에 입주업체 대부분이 참가하지 않으면서 총회가 무산됐다. 특히 수산물가공업체들은 집단으로 총회에 불참하면서 부담금 분담을 둘러싼 갈등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앞서 사하구청은 개별 업체에 부담금을 부과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기 위해 조합 측에 규약 제정을 요구했다. 입주업체들이 이번 부담금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부담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을 정하라는 것이다. 조합 측은 폐수 수질 측정치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이에 대한 논의를 할 계획이었지만 총회가 무산되면서 이 안건을 상정하지도 못했다.

수산물업체들은 부담금 대부분이 '크롬 폐수'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크롬을 배출한 피혁업체와 공동 책임을 질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폐수처리 비용을 산정하는 승인용수 체계에도 강한 불만을 내비치고 있다. 승인용수는 물을 많이 쓰는 피혁업체들이 많을 때 만들어진 제도로, 한 업체가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을 정해놓은 것이다.

수산물가공업체 관계자는 "수산물 업체는 승인용수의 절반도 사용하지 않는데 폐수 비용은 피혁업체들보다 많이 내고 있다"며 "승인용수 체계로 부담금을 산정할 경우 업체당 10억 원 가까이 된다"고 말했다.

사하구청은 조합 측이 규약 제정을 통해 내부에서 '교통 정리'를 하지 못하면 수도 사용량을 기준으로 개별 기업에 부담금을 부과할 계획이다. 하지만 조합에 비용을 내고 폐수처리를 맡긴 개별 업체에 대한 부과는 법적으로 근거가 빈약한 데다 물을 많이 사용하는 피혁업체들이 승복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사하구청이 최근 피혁조합에 총질소 기준치 초과를 이유로 또다시 2억7000만 원의 폐수 부담금을 부과하면서 업체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피혁조합 관계자는 "입주업체 모두 불만이 많겠지만 일단 만나 머리를 맞대야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데 대화조차 거부하고 있어 답답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