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개정 하수도법 시행으로 하수처리장의 최종 방류수 수질 기준이 강화되면서 거액의 폐수 배출부담금 논란을 빚고 있는 부산신평장림피혁공업사업협동조합(피혁조합) 사태(본지 16일 자 1, 3면 등 보도) 같은 '폐수 분쟁'이 재발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개별 폐수 배출업체에 대한 부산시와 정부의 시설 보강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0일 부산시에 따르면 환경부는 지난 1월 최종 방류수 수질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의 개정 하수도법을 시행했다. 개정법은 최종 방류수 기준을 총질소는 60ppm에서 20ppm, 총인은 8ppm에서 2ppm 등으로 대폭 강화했다.

이 때문에 사하구 신평장림산업단지와 사상공업지역 등 1500여 업체에서 배출되는 폐수(하루 45만t)를 처리해 최종 방류하는 부산환경공단 강변사업소(장림하수처리장)는 비상이 걸렸다. 강변사업소는 2009년 11월 환경부 인가 시설 설계 규모(총질소 기준 25ppm)로 고도처리시설을 완료했지만 예산 문제 등으로 추가 시설 보강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서 사업소는 지난해 법 개정에 대비해 시설 보강에 필요한 102억 원의 예산을 시에 신청했다. 그러나 시는 시급하다고 판단한 여과 설비 보완을 위해 16억 원의 자체 예산을 편성했지만 하수 슬러지 처리시설건립 등 우선 순위에 밀려 올해 예산에 반영하지 못했다.

최종 방류수의 수질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돼 환경부와 낙동강유역청에 전달되기 때문에 강변사업소는 업체들이 배출하는 유입수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상황이다. 폐수 배출 업체들은 지금보다 더 엄격한 수질 관리를 요구받을 상황에 직면하면서 '환경 규제 스트레스'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폐수의 질소 농도가 높은 피혁조합은 기준치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앞으로 예산을 투입해 강변사업소의 시설 보강을 해 나갈 계획이지만, 최종 방류 기준이 강화된 만큼 폐수를 흘려보내는 업체들이 자체 정화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태를 계기로 피혁조합과 업체들도 자발적으로 폐수처리시설 강화에 나서고 있다. 조합은 크롬 검출로 문제가 됐던 슬러지를 걷어내는 탈수 시설 설치를 추진 중이다. 또 이사회를 열어 수산물가공업체에는 물과 기름을 분리하는 유수분리시설을, 피혁업체에는 크롬저감시설을 설치하도록 결의했다. 하지만 영세한 업체들에서 2000만~3000만 원에 달하는 시설 비용을 선뜻 부담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