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디폴트 도미노' 위기
- 정부, 지나친 불안감 경계
그리스에 대한 구제 금융 지원이 연기되면서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에 대한 우려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이탈리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Aa2'에서 'A2'로 한꺼번에 3단계나 하향 조정했다. 그리스와 이탈리아발 재정 위기로 인해 유로존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와 미국, 아시아 증시도 출렁이고 있다.
5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9.67포인트(2.33%) 떨어진 1666.52로 거래를 마쳤다. 이틀 새 103포인트 내린 것이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4.95포인트(3.43%) 떨어진 421.18로 마쳤다.
아시아 증시의 주요 지수들은 동반 하락했다. 대만 가권지수는 0.83%,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0.86% 각각 떨어졌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3.6원 내린 1190.4원에 거래를 마쳤다.
금융시장은 이미 그리스 디폴트를 기정 사실화하면서 유럽 은행 시스템의 건전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오는 13일로 예정됐던 유로존 재무장관들의 그리스 1차 구제금융 중 6회분(80억 유로) 승인 결정이 미뤄졌기 때문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을 90% 이상 확신하고 있다. 이번 위기의 종착역은 유럽 은행권이다. 유럽 은행의 신용경색이 지속한다면 그리스에 자금 지원이 이뤄지더라도 시장은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리스 디폴트가 현실화할 경우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다른 국가로 확산되는 '디폴트 도미노' 우려 또한 높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지나친 불안감이 우리 경제에 부담을 주는 부작용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유럽 재정 위기로 인한 세계 경제 둔화가 가시화될 경우 우리 수출도 영향을 받는 만큼 지식경제부를 중심으로 수출입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서비스 수지 개선을 위한 규제 개혁 등 다각적인 노력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역 경제계도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가는 식"이라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 홍무곤 조사연구팀장은 "최근 급등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과 국제 원자재 가격 오름세가 지역 제조업체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대부분 외부적인 영향으로 인한 위기여서 지역 중소기업들이 적절하게 대처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