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원가 검증 신뢰 의문"
전국 최초로 민영아파트의 분양원가가 부산에서 공개됐다. 서울시 공공아파트 분양원가가 2007년 알려진 적은 있지만 민영아파트는 전례가 없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에게 분양원가를 검증받지 않아 신뢰성에는 의문이 남는다.
유림E&C는 부산 부산진구 범천동 '서면유림 더 블루 秀' 모델 하우스 개관을 하루 앞둔 29일 8개 항목의 분양원가를 공개했다. 지하 4층~지상 37층 2개 동 381가구(전용면적 85㎡ 이하)의 사업비는 총 1043억 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기업 이윤 37억 원(사업비의 3.43%)을 보탠 1080억 원이 분양수익금이다. 원가에서 발코니 확장비와 펜트 하우스는 제외됐다. 초기 분양률은 70%를 가정해 산출한 것이다.
항목별 공사비가 ▷건축·토목 ▷기계설비·전기 ▷인건비 및 간접 공사비를 합쳐 642억 원에 달했다. 연면적이 5만9764.6486㎡(1만8110.5평)인 만큼 3.3㎡당 순수 건축비는 354만4904원이다. 1주택에 2가구가 사는 '세대 분리형'으로 설계하지 않았다면 3.3㎡당 28만 원 정도를 더 낮출 수 있었다는 게 시공사 설명이다. 토지 5240㎡ 매입비는 198억 원(금융이자 및 제세공과금 포함)으로 3.3㎡당 1246만9466원이 투입됐다.
중도금 무이자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에 따른 건설 금융비용은 72억 원으로 산정됐다. 3.3㎡당 분양가는 820만 원(분양수익금 1080억 원÷분양면적 4만2976㎡). 층과 향에 따른 실제 분양가는 750만~860만 원대이다.
김해몽 부산시민센터장은 "자발적으로 영업비밀을 공개한 것은 환영할 만하다"면서도 "공공기관에서 분양원가를 검증받는 과정이 생략돼 아쉽다"고 지적했다.
대한주택협회 부산시회 박정오 회장은 "향토 건설사들은 수도권 건설사와 맞서기 위해 이윤을 최대한 낮추고 원가를 절감한다. '서면 유림 더 블루 秀'는 초고층에 분양가 상한제 심의도 통과한 만큼 분양원가 산정이 적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림E&C 김양수 회장은 "선분양 제도에서는 소비자들이 정확한 상품 정보를 모르고 집을 살 수밖에 없다. 특히 브랜드를 앞세운 대형 건설사들의 분양가 거품을 차단하려면 원가 공개가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