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공정거래위원회는 동남아 항로 및 한일 항로에서 운임 담합이 있었다며 동남아 항로 선사에 962억 원, 한일 항로 선사에 80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에 선사들이 과징금 등에 대한 취소 소송을 냈고 서울고등법원은 “해운법 제 29조에 따라 해운사의 공동행위는 자유경쟁의 예외로 인정되며, 이에 대한 규제 권한은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있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올해 4월 대법원은 공정위의 손을 들어주며 사건을 파기 환송했다. 해운법과 공정거래법이 정면 충돌한 대표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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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항 신항에 가득 쌓여 있는 컨테이너 물량. 국제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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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차관 출신인 국민의힘 박성훈(부산 북을) 의원은 24일 해운사의 정기선 공동행위에 대한 규제 권한을 명확히 하는 것을 골자로 한 해운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해운 공동행위란 동맹을 맺은 해운사들이 운임과 선박 배치, 화물 적재 등을 사전에 협의하고 실행하는 것을 뜻한다.
박 의원은 공정위의 동남아 항로 등에 대한 과징금 부과 사례를 언급하며 “서울고등법원은 해운사 공동행위는 자유경쟁의 예외로 인정되며, 이에 대한 규제 권한은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있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최근 대법원은 공정거래법이 모든 산업 분야에 적용돼야 한다는 취지로 판단하여 사건을 파기 환송함으로써 두 법률 간 해석 충돌과 산업 현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해운업의 특성상 선사간 가격 협의를 못하면 운임이 급등락할 수 있고 해외 업체와의 경쟁에서도 불리하다는 것이 공정위 과징금 부과에 대한 업계의 항변이다.
박 의원은 이어 “일본 중국 대만 등 주요 경쟁국은 모두 자국 해운산업 보호와 무역 운송 안정성을 위해 해운사 공동행위에 대해 경쟁법 규제를 적용한 전례가 없다”며 “우리나라만 공정위 제재가 병행될 경우 해운사 경영 불확실성이 급증하고, 이는 곧 수출입 물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정안은 ▷해운법에 따른 정기선 공동행위에는 공정거래법이 적용되지 않음을 명확히 규정하고 ▷공동행위를 신고하지 않거나 해수부 장관의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부과하는 과징금의 법정 한도를 상향해 해상운송질서 확립과 공정한 시장 환경을 조성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박 의원은 “대한민국 수출입의 다수가 해상운송에 의존하는 만큼, 해운산업의 예측 가능성과 제도 안정성은 국가경제의 핵심”이라며 “이번 개정안을 통해 규제 충돌을 해소하고, 해운 경쟁력을 지켜내기 위한 법적 기반을 확실히 다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