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와 정상회담 돌파구 기대
- 검찰·군 개혁 논의 이어질 듯

장기간의 추석 연휴 직후 이재명 대통령의 정국 구상에 관심이 쏠린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와 대미 관세협상 마무리, 그리고 국내 개혁과제 완수라는 중대한 시험대에 직면하게 된다.

9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추석 연휴 기간 공식 일정을 최소화하고 관저에서 휴식하며 정국 구상에 몰두했다. 연휴 직후 이 대통령은 3주 앞으로 다가온 경주 APEC 정상회의 준비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31일부터 열리는 AEPC 정상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주요국 정상들이 집결해 치열한 양자·다자 간 외교 무대가 될 전망이다. 이에 의제부터 의전과 보안 등 치밀한 준비를 요한다. 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다자외교 역량을 입증하고, 이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관세협상에 마침표를 찍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교착상태에 빠진 관세협상을 잘 마무리하는 것은 최대 과제다. 앞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만났지만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선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지난 5일 김용범 정책실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공동 주재로 긴급 통상현안 대책 회의를 열었고, 9일에도 강훈식 비서실장을 포함한 3실장 주재로 구윤철 경제부총리, 김정관 장관 등과 회의를 열어 추가 협의를 진행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 내용을 보고받은 뒤 남은 연휴 기간 관세협상의 돌파구 등을 고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유럽연합(EU)까지 수입 철강에 대한 관세를 50%까지 인상하는 등 세계적으로 심화하는 보호무역 기조에 대한 대응 역시 이 대통령 앞에 놓인 난제 중 하나다.

국내적으로는 개혁 과제에 속도를 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1년 뒤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고, 지난 1일 국군의 날을 맞아 “불법 계엄 잔재 청산”을 언급했다. 이에 연휴 이후로도 정부 중심의 검찰개혁 후속 논의와 군 개혁 등 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개혁의 속도 등을 놓고 당정 간 온도차가 엿보이는 만큼 파열음을 최소화하는 것이 향후 숙제가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이날까지 복구율 27.2%에 그친 국정자원 화재 수습에 총력을 기울여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국정자원 화재로 멈춘 정부 행정정보시스템 709개 중 193개 시스템이 복구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