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협의체 가동 성과도 불투명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회동을 지렛대 삼아 더불어민주당에 일방적인 법안 처리를 중단하고 협치의 진정성을 보이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9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장동혁 대표는 검찰 해체 시도를 포함한 졸속적인 정부 조직개편안에 명확히 반대의 뜻을 전달했다”며 “이 대통령은 야당 입장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조치하겠다고 분명한 약속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민주당이 오는 25일께 본회의에서 검찰 해체 시도를 강행한다면 국민의힘은 이를 이재명 ‘용산 대통령’의 완전한 레임덕이자 정청래 ‘여의도 대통령’의 입법 독주로 간주하겠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특별재판부 설치 및 3대 특검 영구화 시도 중단, 노란봉투법 등 악법 보완입법 추진, 최교진 교육부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 등 최소한 이 세 가지는 반드시 수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이 제1야당 대표 요구에 진정성 있는 답변을 내놓지 못한다면 이 대통령이 말하는 대화와 협치는 허울 좋은 말 잔치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대통령이 협치를 약속한 이상, 민주당의 입법 폭주는 멈춰야 한다”며 “협치는 보여주기식 만남이나 ‘악수 쇼’가 아니라, 책임 있는 결단으로 입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입법 폭주 부담을 협치를 당부한 이 대통령에게도 나눠 지우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내란 종식’이 여러 차례 언급된 점을 비판하며 “어제 이 대통령과 양당 대표가 만나 민생과 협치를 얘기했는데, 야당을 정말 대화 파트너로 여긴다면 내란 프레임 같은 것은 여당 대표로서 더는 입에 담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여야가 충돌하면서 전날 여야 대표가 약속한 협의체 가동이 ‘실질적 성과’에 이를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당장 11일 본회의에 상정될 ‘더 센 특검법’이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언론 통화에서 “정 대표의 기존 언행을 보면 태도 변화를 쉽게 기대하긴 어렵다”며 “계속 내란정당 프레임을 가져가면 협치는 물 건너가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