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정부조직개편안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아닌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개편안 같다”고 일제히 비판했다. 그간 검찰개혁 추진 속도와 내용을 두고 여권 내 갈등이 표출된 바 있는데, 이번 개편안은 결과적으로 정 대표의 주장에 힘이 실린 것이라면서 “벌써 레임덕이 온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이 이 대통령과 정 대표 간 갈등을 부추기는 ‘이간계’를 쓴다는 관측도 있다. 검찰개혁 외에도 기후에너지부 신설 등을 놓고 여권 내부에서 갈등이 커지는 현 상황을 이용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8일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이제 ‘여의도 대통령’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라고 꼬집었다. 그는 “검찰 해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충분한 공론화를 강조했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신중론을 제기했지만 정 대표가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뜻을 관철한 모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취임 100일 만에 이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된 건 아닐지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김도읍(부산 강서) 정책위의장도 거들었다. 그는 이번 개편안에 대해 “이재명 정부의 개편안이 아니고 정청래(대표)의 개편안 아닌가 하는 강한 의구심을 가진다”고 꼬집었다. 그간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낙마 등에서 당정 갈등이 중간중간 노출되는 등 민주당 내에서 ‘청심’(정청래의 마음)이 거론됐다. 국민의힘이 이를 ‘여당 내 주도권 경쟁’ 프레임으로 공세를 퍼붓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정청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검찰개혁이 성공한다면 그것은 오롯이 이재명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와 정치적 결단 덕분”이라고 이 대통령을 추켜세웠다. 그는 “(검찰개혁은)이 대통령의 공이며, 대통령의 결단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라며 “추후 후속 조치도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당·정·대(민주당 정부 대통령실)가 원팀, 원보이스의 찰떡 공조로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