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옹호’를 비롯해 극우 발언 논란에 휩싸인 강준욱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이 22일 자진 사퇴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갑질 논란’을 빚은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임명 고수 입장을 밝혔다. 강 비서관 사퇴에도 대통령실 인사 검증 시스템에 대한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강 비서관이 오늘 오전 자진사퇴의 뜻을 밝혔고, 이재명 대통령이 사의를 수용했다”고 전했다.

강 대변인은 “국민통합비서관은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국민도 넓게 포용하겠다는 대통령의 강한 의지에 따라 보수계 인사의 추천을 거쳐 임명했지만 국민주권정부의 국정 철학과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강하게 제기됐다”며 사의 수용 배경을 밝혔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인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7.22 연합뉴스

동국대 교수 출신인 강 비서관은 올해 3월 펴낸 ‘야만의 민주주의’라는 책에서 12·3 계엄을 “야당의 민주적 폭거에 항거한 비민주적 방식의 저항”이라고 옹호했다. 또 과거 일제 강제징용을 부정하거나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를 옹호하면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폭도’라고 거론한 사실 등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증폭, 여권 내에서도 ‘결단’을 요구하는 압력이 거세지자 결국 자진사퇴에 이르렀다.

다만 대통령실은 이날 “이 대통령이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포함해 국방부 보훈부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송부를 재요청했다”고 밝혔다. 오는 24일까지인 기한 내에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을 경우 이르면 25일 이들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갑질 의혹과 무책임한 해명, 여가부 전직 장관의 추가 폭로까지 이어지는 상황에서 강선우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하는 것은 국민 눈높이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일반적인 직장 내 갑질과 보좌진과 의원 관계에 있어서 갑질은 성격이 좀 다르다. 보좌진과 의원은 동지적 관점, 식구 같은 개념도 있다”며 강 후보자를 엄호한 것을 두고는 당내에서도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강준욱 비서관의 경우 논란이 제기된 지 이틀 만에 비교적 빨리 거취가 정리됐지만 집권 초반 인사를 둘러싼 잡음이 계속되면서 인사검증 시스템에 대한 의문은 계속 증폭되는 모양새다.

강 비서관의 극우 발언은 저서만 확인해봐도 알 수 있는데다 유튜브 영상, SNS 등으로 쉽게 검증이 가능한 부분인데도 걸러지지 않았거나, 검증 과정에서 이를 파악하고도 임명했다면 지나치게 안이한 인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앞서 사퇴한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에도 논문 표절과 자녀 조기 유학 논란 등은 교육부 수장으로서 치명적인 흠결임에도 간과한 것은 납득이 어렵다는 평가다.

강 대변인은 강 비서관의 임용 시 검증 문제와 관련해서는 “검증 시스템에서 보지 못한 예상외의 문제가 발견됐다고 보면 된다”며 “사후적으로라도 검증의 한도를 넘는 문제가 발견됐을 때 이 부분에 대해 책임지는 태도에 대해 주목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