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與 일각 “당 정체성 고려를” 지적
- 야권 “전형적 간보기 수법” 질타
윤석열 대통령이 총선 참패에 따른 인적 쇄신을 두고 17일 일정 없이 장고에 들어간 가운데, 문재인 정부 핵심 인사 기용설이 보도되면서 정치권이 종일 들썩였다. 대통령실은 이날 국무총리와 비서실장에 각각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검토되고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검토된 바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대통령실 안팎에선 이들에 대한 검토가 없지 않았다는 얘기도 나오면서 여야 모두 비판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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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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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은 대통령실이 인선안을 일부러 언론에 흘려보내는 전형적인 ‘간보기’를 했다는 시각이다. 특히 총리 인선의 경우 인사청문회, 국회 임명 동의 등 야당의 협조가 절실한 사안이다. 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나거나 야당이 반발하면 인적 쇄신은 커녕 국정 동력도 발목 잡힐 수 있다. 야당의 동의를 얻을 수 있는 통합형 인물을 찾다 보니 문재인 정부 인사까지 인선의 폭을 넓힌 것 아니냐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전날 국무회의 비공개 시간에 “국민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겠다”며 협치 가능성을 열어둔 것도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맥락도 없이 사실상의 거국 내각을 구성하는 안을 냈다는 것 자체가 윤석열 대통령이 현재 정부를 수습하기 위해서 (얼마나) 두서 없는 대안을 내고 있는지 결론 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복수 언론이 취재원을 통해 확인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여론을 살피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저는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4·10 총선이 끝난 뒤 언론에 대통령 비서실장과 총리 후보자의 이름이 오르내린다”며 “국민의힘 소속 의원과 낙선자는 물론, 야당 정치인까지 소환된다”며 이날 비서실장, 총리 기용설을 지적했다. 그는 “전형적인 ‘발롱 데세(ballon d’essai, 테스트 풍선)’ 수법이다. 여론을 떠보기 위해 정보를 슬쩍 흘려보는 것”이라며 “지금 윤석열 정권은 일국의 총리, 대통령 보좌의 최고 책임자를 이런 식으로 고르고 있다”고 질타했다.
김종인 전 개혁신당 상임고문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양정철이 윤석열 대통령을 검찰총장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연으로 그런 얘기를 하는 것 같은데 그렇게 해서 현안을 해결한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라고 지적했다. 양 원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지난 2019년 검찰총장에 윤 대통령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여당에선 ‘고육지책’으로 이해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이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제가 알기에는 정해진 것은 없고 검토 수준으로 (알고 있다)”며 “인적쇄신을 하는 데 있어 제한 없이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평가했다.
권성동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당 정체성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인사는 내정은 물론이고 검토조차 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협치란 자신의 정체성과 기조를 유지하면서 상대와 타협하는 것이지, 자신을 부정하면서 상대에게 맞춰주는 것이 아니다”며 “어려운 시기일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썼다. 이어 “다행히 대통령실에서 위 인사를 검토한 적이 없다는 공식 입장이 나왔다. 그러나 오늘과 같은 헤프닝은 메시지 관리의 부실함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당선인(경기 포천·가평)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아무래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누군가 상상을 흘렸을 가능성이 큰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만약 이것이 현실화가 된다면 지지층 사이에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보수층 입장에서 (이들을) 받아들이기가 감정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에 대한 인선이 이뤄진다면 민주당 내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정계 개편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