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판론 확산에 지지층 결집 총력
- 한동훈 강서·북구 등서 투표 독려
- 인요한도 비례당 후보 지지 호소
- 보수분열 수영은 일정서 또 빠져

최근 여론조사와 판세분석에서 4·10총선 핵심 승부처인 부산 울산 경남(PK) 민심이 요동치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지난 주말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거대책위원장이 각각 PK를 찾았다. 선거를 목전에 두고 1분 1초도 쪼개야 하는 상황에서 대통령부터 여당 지도부까지 PK 일정을 소화한 것은 보수텃밭으로 여겨지던 PK에서 경합지역이 늘어나는 등 위기감이 고조된 까닭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지난 5일 하루 동안 부산 강서구 명지1동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왼쪽부터), 이후 부산대병원을 찾아 의료진을 격려하고, 부산진구 삼광사를 찾아 영제스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이 경합지역으로 판단한 전국 55곳 가운데 13곳이 PK다. 지난 21대 총선 결과 PK 40곳 지역구 중 33곳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이 승리했고,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이 압승을 거둔 바 있으나 이번 총선을 앞두고는 흐름이 달라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예상보다 경합지역이 확대되면서 PK가 더는 마음 놓을 수 있는 텃밭이 아니라는 판단에 주말 동안 PK에 화력을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일 부산 신항 7부두 개장식에 참석하고 부산에서 사전투표를 했는데, 이는 지지층 결집을 위한 행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다음 날인 6일엔 한동훈 위원장이 지난 1일 이후 닷새만에 다시 PK를 찾았다. 사전투표 둘째날이기도 한 이날, 한 위원장은 경남 거제와 진해 양산, 부산 강서 사하 북구 해운대 기장, 울산 동구 남구 등을 훑으며 사전투표를 독려했다. 동시에 ‘이화여대생 성상납’ 발언으로 논란이 된 더불어민주당 김준혁 후보를 저격하며 민주당의 여성 문제에 대한 인식을 문제 삼았다.

한 위원장 지지 유세에선 후보보다 한 위원장이 더 돋보인다는 지적도 있었는데, 이번 PK 유세에서 한 위원장은 자신의 이름보다는 지역구 출마 후보 이름을 연호해줄 것을 요청하며 지역구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부산에서 보수 후보 분열로 ‘3파전’ 구도가 형성된 수영구의 경우, 한 위원장의 지원 유세가 절실한 상황인데 지난 1일은 물론 지난 주말 방문에서도 수영 일정은 없었다. 전통적 보수 텃밭인 수영구에서 한 위원장이 자당 공천을 받은 정연욱 후보의 손을 확실히 들어주는 것만큼 효과적인 지원은 없다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당 지도부가 용산과의 갈등 등을 우려해 한 걸음 물러서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국민의힘과 윤 정부가 함께 일할 수영구 후보는 정연욱입니다’는 논평을 통해 “수영구에서 국민의 뜻을 잘 떠받들 수 있는 최적의 인재는 바로 정 후보”라고 힘을 실은 바 있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인요한 선거대책위원장은 7일 당 비례대표 후보들과 울산 화봉시장을 시작으로 부산 자갈치시장, 하단오일 상설시장, 구포시장과 경남 김해 율하천 등을 방문했다. 인 위원장은 시민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 여당이 좋은 방향으로 변화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비례위성정당 투표에서 지지를 호소했다.

아울러 부산이 ‘야도(야당도시)’로서의 정체성을 되찾도록 하겠다는 조국혁신당이 부산을 중심으로 정권심판론을 키우고 있는 것도 국민의힘이 선거 직전 PK 표심 잡기에 나서게 된 요인으로 해석된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윤 대통령과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사전투표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