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15일 광복절 78주년을 맞아 윤석열 정부를 향해 국익 우선의 외교를 펼칠 것을 요구했다. 한·미·일 3국 밀착 심화의 결과로 한일 관계가 급속도로 가까워지는 과정에서 과거사 문제가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려난 것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윤석열 정부는 번영의 미래로 나아가야 할 한반도를 신냉전 체제 아래 열강의 각축장으로 만들고, 남북을 다시 대결의 시대로 밀어 넣고 있다”며 “북한에 대한 압박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북한을 대화로 이끌려는 수단임을 깨닫고, 전쟁의 위기를 평화의 기회로 삼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광복절 직후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부디 국익 우선의 외교를 펼쳐줄 건을 간곡히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78주년을 맞은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기면서도 “최근 우리가 처한 외교안보적 상황이 광복의 기쁨만을 누릴 수 없는 처지”라고 지적했다.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제3자 변제안, 역사 왜곡 교과서 검정 통과, 독도 영유권 주장, 야스쿠니 참배 등으로 민족의 자존심이 훼손됐다는 것이다.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우려도 밝히면서 “정부여당은 일본의 입장만 강변하고 있는 현실이 광복 78주년을 맞는 한일관계의 자화상”이라고 꼬집었다.

권 수석대변인은 “한반도 평화 정착은 군사적 긴장의 고조로 머나먼 꿈처럼 느껴지고 있다”며 “평화 없이는 자유도 공정도 상식도 모두 공염불에 불과하다. 한반도 평화가 담보되지 않고 동북아 평화와 전 세계 평화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번영의 미래로 나아가야 할 한반도를 신냉전 체제 아래 열강의 각축장으로 만들고, 남북을 다시 대결의 시대로 밀어 넣고 있다”며 “북한에 대한 압박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북한을 대화로 이끌려는 수단임을 깨닫고, 전쟁의 위기를 평화의 기회로 삼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광복을 기념하는 일은 인간 존엄의 중요성을 상기하는 일이기도 하다”며 “어렵게 되찾은 주권을 우리는 얼마나 충실히 누리고 있는지, 이 사회가 인간의 존엄을 제대로 보장하는지 점검하는 일은 중요하다”고 썼다. 그는 “어렵게 되찾은 빛을 흐리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누구나 존중받고 자신의 권리가 보장되는 세상을 만드는 일, 결코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광온 원내대표도 페이스북에 “독립 선열들이 되찾은 빛이 우리 사회 곳곳을 비추고 있지만, 여전히 어두운 그림자도 드리워져 있다. 독립운동가들이 상상도 못 했던 남과 북의 분단된 현실이 그 첫째”라고 지적했다. 그는 “광복절인 오늘, 민주당은 그 어느 때보다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유산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겠다고 다짐한다”며 “한반도 평화와 복지국가의 유산부터 제대로 지키고, 확실하게 강화하겠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