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방문중인 올레나 젤렌스카 우크라이나 영부인이 16일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지뢰탐지 제거 장비 등 비살상 군사장비의 지원을 요청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인 젤렌스카 여사를 접견하고 우크라이나 지원을 비롯한 양국 관계 현안을 논의했다고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이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를 접견하고 있다. 젤렌스카 여사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한국을 찾았다. 2023.5.16 [대통령실 제공]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젤란스카 여사는 이날 윤 대통령을 접견한 자리에서 한국이 그동안 보여준 지지와 연대, 인도적 지원에 사의를 표하면서 앞으로도 한국이 가능한 분야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한국으로부터 지뢰 탐지 및 제거장비, 구급 소송 차량 등 비살상 군사장비의 지원을 희망한다”고 했으며, “다수의 고려인이 거주하는 헤르손을 비롯한 우크라이나 재건 과정에 한국의 많은 기업이 참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 및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하면서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젤렌스카 여사는 이날 접견에서 탄약 등 살상무기에 대한 지원 요청은 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군사적 지원을 하는데 한국 정부의 어려움이 있음을 잘 이해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전쟁 장기화로 우크라이나가 극심한 탄약 부족을 겪고 있는 가운데 유럽 언론에서는 오는 22일 한-EU 정상회의에서 EU 지도부가 윤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에 직접 탄약을 보내도록 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보도도 나온 상황이다.

젤렌스카 여사는 앞서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는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지지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한편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집에 침입한 범죄자’에 빗대어 “자원을 달라. 그러면 우리가 범죄자를 집 밖으로 내쫓겠다”는 비유를 써가며 사실상 군사 지원을 요청했다. 또 한국을 ‘회복과 성장의 모델’로 칭하면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우크라이나로 공식 초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날 김건희 여사도 젤렌스카 여사와 별도 환담했다. 김 여사는 “전쟁 속에서도 어린이 교육, 참전용사 재활 및 심리치료 등 여러 방면에서 활동중인 젤렌스카 여사의 용기 있고 헌신적인 행보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도 전쟁 폐허에서 재건과 경제 개발을 이룬 경험이 있어 우크라이나의 어려운 상황에 깊이 공감한다”면서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역경을 이겨내도록 인도적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