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6개 구·군 중 절반 설치
- 민원 원만한 해결에 큰 도움
- 부산 ‘0’ 경남 1곳 그쳐 아쉬움

지난해 10월 취임한 김태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은 “올해는 5인 이상의 집단 민원을 중점적으로 해결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며 “전국 지자체가 시민고충처리위원회를 적극 설치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태규 국민권익위 부위원장이 민원 해결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권익위에서 고충·민원을 담당하는 김 부위원장은 최근 정부 서울청사에서 가진 국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연간 집단민원이 8000건 이상 접수되고, 100인 이상 집단민원은 2000건 가까이 들어온다”며 “집단 민원이 정상적으로 풀리면 많은 국민의 애로를 해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집단 민원이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으면 길거리 시위를 하게 되는데, 지나친 확성기 사용 등 바람직하지 않은 시위 문화가 현재 우리 사회에 팽배하다”며 “민원을 소극적 자세로 처리 할 것이 아니라 집단 민원의 발생 여지를 선제적이면서도 적극적으로 발굴해서 해결하고 싶은 게 권익위의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는 기업의 고충 해결에도 힘쓰겠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 부동산 임대차 3법 등의 여파로 대한민국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를 이겨내기 위해 권익위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 경제 토대가 튼튼해지기 위해서는 기업인들이 열심히 기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며 임시로 두고있는 기업고충 관련 전담 팀을 정식과로 승격했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집단민원 등을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각 지자체 내 시민고충처리위 설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현재 전국 243개 지자체 가운데 시민고충처리위가 설치된 곳은 70곳에 불과하다”며 “국민의 어떤 민원은 중앙기관의 능력만으로는 다 해소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울산은 부산 경남과 대비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울산 6개 기초지자체 가운데 3곳에 시민고충처리위가 설치된 것에 비해 경남은 1곳(양산시), 부산은 단 한곳도 설치되지 않았다.

김 부위원장은 “울산은 민원 해결이 굉장히 원활하게 잘 처리되고 있다. 제가 현재 부산에서 살고있는데도 불구하고(시민고충위 설립 등) 좋은 결과물들이 나오지 않아 아쉬움이 있다”며 부산시 각 지자체 내 시민고충처리위원회 설치를 촉구했다.

이와함께 그는 빅데이터를 통한 디지털 플랫폼을 구현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 부위원장은 “온라인 민원이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연간 1000만 여건 접수된다. 민원들을 하나하나 분석하다 보면 국민이 어디서 불편을 겪고 있고, 이를 어떤 식으로 개선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며 이것이 권익위만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했다. 이어 “어떤 위험이 닥칠 때 같은 민원이 집중적으로 모이는 시기가 있다”며 “이것을 토대로 사전 예방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고 설명했다.

경북 경주출신인 김 부위원장은 울산에서 태화초·제일중·학성고를 나왔다. 이후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 한국해양대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인디애나대 로스쿨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제38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5년 동안 변호사로 일하다 판사로 임용돼 창원·부산·울산·대구지법, 부산고법 등에서 근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