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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갈등 땐 전국여론 악화 빌미…TK주도권 우려 반론도

부산 與 신공항 소극대응 왜

  •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  |   입력 : 2023-01-31 20:29:25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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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市 “동남권 관문공항 오랜 답보
- PK-TK 갈등이 주요한 원인”
- 국힘 “두 공항 동시 추진 가능”

- “TK신공항, 갈등 벌써 불 질러
- 與 안일한 인식 위험” 목소리도

대구·경북(TK) 통합신공항에 대해 국민의힘 부산시당과 부산시가 다소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민의힘 부산의원들과 박형준 시장 모두 부산과 TK의 ‘지역 갈등’이 심화하면 가덕신공항 건설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더불어민주당 부산 울산 경남 국회의원 및 시·도당 지역위원장이 31일 국회에서 ‘TK신공항 속도 내는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민홍철 이상헌 김두관 박재호 최인호 의원, 서은숙 부산시당위원장, 김정호 의원.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
과거 사례에 비춰 공항 문제가 지역 간 갈등으로 번져 결국 이도저도 안되는 상황이 된 경우가 많았던 데다 수도권에 ‘지방공항 무용론’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경계감이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가덕신공항이 사업 절차나 속도, 실질적인 공항 위계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미 TK에서 부산 울산 경남의 항공수요 흡수는 물론 남부권을 대표하는 ‘중추공항’을 목표로 내걸고 지역 간 경쟁구도로 몰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 정치권과 시의 대응은 안일한 인식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지역갈등 구도는 긁어부스럼”

시는 가덕신공항 문제가 지역 갈등으로 보이는 것을 극도로 경계한다. 타 시·도 신공항에 대해 찬반을 언급하는 것이 오히려 가덕신공항에 대한 타 지자체 견제를 불러올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박 시장은 31일 국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이전 가덕신공항이나 동남권 관문공항 사업이 진행되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가 지역 간 갈등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힘 부산 의원들도 비슷한 입장이다. 부산시당은 지난 30일 국회에서 가진 긴급 간담회에서 가덕신공항의 조기 착공을 촉구하면서도 TK신공항은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부산 의원들은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을 위한 추경호 부총리·원희룡 장관과의 간담회 개최, 국토 교통위에 계류 중인 가덕신공항 특별법 개정안 강력 추진 등 계획을 밝혔으나 TK신공항특별법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놓지 않았다.

오히려 두 지역 공항을 동시에 추진할 재정을 확보할 수 있다면 굳이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까지 취했다. 지역에서는 각각 10조 원이 넘는 대형 사업의 동시 추진에 대해 ‘국비 경쟁’을 우려한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전봉민 의원은 “지역 간 갈등·경쟁 구도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칫하면 다 같이 갈등과 혼란에 말려들 수 있다”면서 “우리는 묵묵히 우리 일을 하면 된다. 이미 기본계획을 수립 중인 가덕신공항과 아직 국회 문턱도 넘지 못한 TK신공항은 경쟁을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갈등으로 얼룩진 영남권 공항

시와 부산 국힘 의원들이 공항 문제를 지역 간 경쟁 관계로 설정하는 것에 예민한 이유는 과거 사례 때문으로 분석된다.

영남권 신공항 건설의 역사는 지역 간 갈등으로 얼룩졌다. 2006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신공항에 대한 공식 검토를 지시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영남권 신공항 사업은 2009년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로 후보지를 압축하면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TK가 지리적으로 가까운 경남 밀양을 지지하면서 지역간 갈등으로 번졌고 결국 2011년 2곳 모두 부적합 판정을 받아 사업 자체가 백지화 됐다. 이후 2012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신공항 건설을 공약하면서 재논의 됐지만 TK의 반발로 ‘김해공항 확장+TK통합공항 패키지’로 결론났다.

2018년 오거돈 당시 부산시장이 가덕신공항 재추진 카드를 꺼내들었을 때에도 TK 정치권은 극렬하게 반발했다. 2020년 김해공항 확장안 백지화가 결정되자 당시 권영진 대구시장은 가덕신공항에 대해 “천인공노할 일”이라며 “영남권 5개 시·도의 의사를 다시 모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등을 명시한 가덕신공항 특별법이 추진되자 TK의원들은 “김해공항 확장안은 5개 광역단체장이 합의한 사항”이라며 번번이 발목을 잡았다.

‘지방공항 무용론’ 차단도 바탕에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역 공항 건설이 이슈가 될 때마다 인천공항을 보유한 수도권에서는 ‘지방공항 =적자공항’ 프레임을 만들어 여론을 몰아갔다. 이번 사례처럼 경상권 내에서 두 공항 건설을 놓고 지역과 정치권이 갈등하는 모습을 보이면 다시 중앙정치권에서 ‘지방공항 무용론’이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미 지역 간 갈등은 피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TK신공항이 가덕신공항과 마찬가지로 2030년 개항을 목표로 잡은 데다 관문공항을 지향하는 가덕신공항의 위상을 뛰어넘는 ‘중추공항’을 특별법에 담으려 하면서 속도 경쟁은 불가피해졌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부산만 가만히 있을 경우 드라이브를 거는 TK에 밀려 주도권을 놓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산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지역 갈등을 피하려 해도 이미 시기가 지났다. 이제는 부산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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