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회의장이 21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 명단을 제출을 요청하면서 야당의 압박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8일 우상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특위 위원장으로 하는 위원 명단을 선제적으로 발표했다. 특히 민주당과 함께 정의당, 기본소득당도 각각 1명씩 특위에 참여하며 야3당의 공조도 강화했다. 정의당은 국정조사 특위 위원으로 장혜영 원내수석부대표를 내정했다. 기본소득당은 당내 유일한 국회의원인 용혜인 의원이 특위에 참여한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국조 참여 최종시한을 오는 22일로 못박았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2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사계획서에 대한 논의를 위해 못해도 화요일까진 특위가 1차 회의를 갖고 간사·위원장을 선출해야 한다”며 “결국 22일 중으로는 국민의힘이 국조 특위 명단을 낼지 말지에 대한 최종 의견 시한”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여전히 경찰 수사 결과를 본 뒤 국정조사 시행 여부를 논의해도 늦지 않다는 기조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진실 규명에 협조해 달라고 매달리던 사람들이 장외로 뛰쳐나가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목청 높여 외치고 있는 건 이율배반”이라며 “‘닥치고 국정조사’ ‘닥치고 방탄’이 무엇을 위한 건지 국민은 다 알고 있다. 기승전 이재명 살리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을 인질 삼아 사지(死地)를 탈출하려는 이재명을 구하겠다는 비이성적 ‘스톡홀름 증후군’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국민의힘 역시 야 3당만으로 국정조사를 진행하는 것도 지켜볼 수는 없는 입장이라 고민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21일 국정조사를 포함한 이태원 참사 대응책 마련을 위해 의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이 데드라인인 22일까지 특위 위원 명단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오는 24일 본회의에서 야당 단독으로 국정조사 계획서가 처리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와 맞물려 있는 예산안도 쟁점이다. 민주당이 행정안전부 경찰국, 대통령실 이전 등 윤석열 정부 핵심 정책 예산을 삭감하고, 지역사랑상품권 등 기삭제된 예산을 복구하는 등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여당이 국정조사를 수용하면 야당이 예산안을 처리하는 협상의 여지가 거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