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市-시의회간 예상 깬 신경전에
- 의원 존재감 부각 의도 분석도
지난 2일부터 시작된 제9대 부산시의회의 첫 행정사무감사(행감)가 날짜를 바꿔가며 이례적으로 보충 감사를 시행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와 시의회 모두 국민의힘이 휩쓸면서 시와 시의회 간 ‘밀월 관계’가 깊어질 것이라는 관측과는 달리 ‘매운맛’ 감사가 이어지고 있다.
부산시의회는 14일 부산산업과학혁신원(비스텝·기획재경위) 영화의전당(행정문화위) 시건설본부(해양도시안전위) 보충 감사가 진행된다고 13일 밝혔다.
부산시의회 행정문화위원회가 11일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부산시의회 제공
지난 3일 열린 비스텝 행감에서는 직원 인사 이동이 논란이 됐다. 2018년까지 본부장을 맡고 있던 A 씨가 사직서를 제출한 후 원장으로 임명됐다가 임기가 끝나자 다시 본부장을 맡게된 것이 문제가 됐다.
의원들이 “이런 과정이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저촉된다”고 지적한 반면 비스텝 측은 ‘내부 규정상 문제가 없다’고 맞서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에 기획재경위는 보충감사를 시행하기로 하고 법률 자문을 받았다. 이와 별도로 비스텝에 대해 시에 감사를 청구했다.
성창용(사하3·국민의힘) 의원은 “법률 자문 결과 절차상 잘못이 있고, 당사자가 원장 재직 당시 인사규정을 바꾼 점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이 부분을 좀 더 깊이 질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열린 영화의전당 행감에서는 피감 기관의 답변 부실이 문제가 됐다. 영화의전당 김진해 대표이사의 답변이 충분하지 못하다고 판단한 의원들이 잇따라 부실을 지적하다 결국 시작한 지 1시간도 지나지 않아 중지를 요청한 것이다. 박희용 (부산진1·국민의힘) 의원은 “행감에서는 피감기관의 의지도 많이 본다. 대표의 업무 숙지도 평가를 내리는데, (답변이) 너무 빈약하다고 느껴진다. 직원들의 서포트(도움)도 안된다. 영화의전당이 행감을 준비하는 과정을 많이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후 의원들의 감사 중지 요청이 잇따르자 최영진 위원장은 “의원들과 논의한 결과 영화의전당에서 적절한 답변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판단해 행감을 잠정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해양도시안전위도 오페라하우스 파사드(건물 전면부) 기초구조물 공사와 설계 갈등 문제(국제신문 지난 9일 자 1면 보도)가 커지자 14일 설계사와 시공사 등 관련 당사자를 모두 불러 보충감사를 실시하기로 한 바 있다.
9대 시의회가 첫 행감부터 시정에 대한 공세를 쏟아붓는 배경은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이나 다선 구의원이 포진한 이번 시의회의 구성에 있다. 4년 전 시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에 완패했던 국민의힘이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는 엄격한 공천 기준을 세워 경쟁력 있는 인사들을 내세웠다는 분석이다.
시의원들도 첫 행감이다 보니 의욕적으로 임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의원들이 차별화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