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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법원 "국힘 비대위 근거 없다"...친윤 '이준석 축출' 제동

법원 "비상상황 실제 없었다, 지도체제 전환 위해 만들어내"

주호영 비대위원장 직무 정지, 이준석 징계 후 복귀 길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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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 26일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황정수 수석부장판사)는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자당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이렇게 적시했다. 그러면서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의 직무를 정지시키고, 이 전 대표가 6개월 당원권 정지 징계가 끝난 뒤 복귀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지난 9일 당 전국위가 의결한 ‘주호영 비대위’는 출범 17일 만에 좌초됐고, 친윤석열계의 ‘이준석 축출’ 시도는 제동이 걸렸다.

법원의 결정으로 국민의힘의 비대위 전환은 정당성을 상실했다. 무엇보다 재판부는 국민의힘에 비대위를 둘 정도의 ‘비상 상황’이 발생하지 않아 ‘실체적 하자’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런 재판부의 판단 근거는 국민의힘이 제공했다. 재판부는 사실상 국민의힘의 비대위 전환을 ‘꼼수’라고 해석했다. 국민의힘 비대위 전환 조건을 규정한 당헌 96조 1항은 ‘당 대표가 궐위되거나 최고위 기능이 상실되는 등 당에 비상상황이 발생한 경우’다. 그런데 이 전 대표가 징계를 받았을 때 ‘당 대표 궐위’가 아닌 ‘사고’라고 당 스스로 결론을 냈다. 지난 2일 비대위 체제 전환을 위한 상임전국위, 전국위 소집 안건 의결을 위한 최고위원회의에는 사퇴한 최고위원들이 참석해 의결했다. 이 역시 최고위원 기능 상실로 볼 수 없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 경위를 살펴보면 당 기구의 기능 상실을 가져올 만한 외부적 상황이 발생했다기 보다는 일부 최고위원들이 당 대표 및 최고위원회의 등 국민의힘 지도체제의 전환을 위해 비상 상황을 만들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이번 사안의 사실 관계를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는 지도체제 구성에 참여한 당원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정당민주주의에 반한다”고 적시했다.

국민의힘은 ‘새로운 비대위’를 구성해 법원 결정을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도 ‘이준석 복귀’를 재차 차단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 전 대표가 추가 가처분 신청을 경고하고, 새 비대위 구성에 당 안팎의 비판론도 커져 ‘이준석 늪’에 빠진 여당의 행로는 가시밭길이다. 지난 27일 국민의힘이 의원총회에서 새 비대위 구성을 의결하자, 당내에서는 ‘꼼수를 꼼수로 덮으려 한다’는 비판론이 고조된다.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된 비대위 전환은 사실 예정에 없던 것이었다. 이 전 대표가 징계를 받았을 때 권성동 원내대표는 직접 ‘사고’로 규정했고, 의원들도 ‘대표 직무대행 체제’에 총의를 모았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이 권 원내대표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이 전 대표를 ‘내부 총질 대표’라고 지칭한 내용이 공개되면서 급변했다. 권 원내대표의 휴대전화를 통해 공개된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이 의도적이었는지 혹은 실수였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후 친윤석열계 의원들은 비대위 전환을 위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고 이 지경까지 왔다. 대통령실은 28일 법원의 결정으로 다시 불거진 당의 위기에 대해 “당 의원의 중지를 모아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당의 안정은 어려워졌고, 고금리·고환율·고물가에 민생의 시름은 더 깊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27일 대구 북구 DGB 대구은행파크 중앙광장에서 열린 ‘대구 떡볶이 페스티벌’을 찾은 시민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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