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영부인을 보좌하는 ‘제2부속실’ 설치에 관심이 모아진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제2부속실을 운영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으나 유래없는 ‘영부인 팬클럽’이 결성된데다 지인 동행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제2부속실을 설치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방문,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한 뒤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기 위해 사저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1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최근 김 여사가 경남 김해 봉하마을 방문 당시 지인을 대동한 것에 대해 “김 여사(를 보좌할) 부속실을 안 만들면 반드시 사고가 나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박 전 원장은 앞서 김 여사의 의상 협찬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영부인은 영부인의 임무가 있다. 제2부속실을 만들어 영부인을 영부인답게 보필하라고 하라”고 지적한 바 있다.

박 전 원장은 김 여사의 팬클럽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그는 15일 라디오에 출연해 “김 여사 팬카페 회장이 팬카페를 시민단체로 만들고자 모금을 하겠다해서 문제가 되고 있다”며 “철저히 공적으로 관리해주는 게 좋다”고 우려했다.

제2부속실 필요성은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나온다. 이준석 대표는 KBS 라디오에서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경로를 통해 (사진 등이)공개돼야지, 가는 곳마다 실시간으로 사적공간으로 유출되고 이러면 경호문제도 생길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언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도 TBS 라디오에 출연해 “차라리 제2부속실을 부활하는 게 좋겠다. 공식화하면 불필요한 논란이 안나온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2부속실을 당장 설치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조용한 내조’를 내세우며 제2부속실을 설치하지 않겠다고 이미 공약한 바 있어 제2부속실 설치가 자칫 김 여사의 ‘전진배치’로 여겨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야당은 이미 공세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국민 다수가 원하는대로 김 여사가 조용한 내조에 집중하도록 할지, 아니면 국민들께 공약파기를 공식 사과한 뒤 제2부속실을 만들고 제대로된 보좌시스템을 만들든지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 통신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15일 오전 용산 청사 출근길에 ‘여사 공개 일정이 많아지면서 제2부속실을 아예 만들자는 정치권 의견이 나온다“는 질문에 대해 ”봉하마을도 비공개 일정인데 보도된 것으로 안다“며 ”대통령 부인으로서 안 할 수 없는 일도 있고 이걸 어떤 식으로 정리해야 할지, 저도 시작한 지 얼마 안돼서 국민 여론을 들어가며 차차 생각해보겠다“고 밝혔다. 다만 제2부속실 폐지 공약과 달리 사실상 해당 기능이 부활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