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기증관’을 서울에 짓기로 발표하면서 문화마저 수도권이 독식하는 현실에 지역 미술계의 비판이 쏟아졌다. 새 정부에서는 문화기관을 지역으로 분산하고 지방에서도 수준 높은 전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예산 지원을 확대하는 등 진정성 있는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 미술계는 최근 이건희 기증관 부지 설립 과정에서 보인 정부의 문화행정정책에 대해 “제대로 된 공청회 한 번 없는 밀실행정”이라고 꼬집으며 “지역균형발전은 수월성과 효율성으로 풀어낼 문제가 아니다. 부족하거나 소외된 지역에 더 관심을 가지고 격차를 해소하려는 태도가 중요하다. 새 정부는 비수도권 국민도 문화 향유 기회를 늘릴 수 있도록 애써주길 바란다”는 목소리를 전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지역별 문화 격차 해소 및 지역 중심 문화자치시대 개막 ▷전 국민 문화 향유 시대 확립으로 문화 기본권 보장을 약속했다.
부산시립미술관 기혜경 관장은 “윤 당선인이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공약했는데, 은행이나 기업도 중요하지만 국가문화기관도 지역균형발전의 측면에서 분산이 필요하다”며 “도서관 시설이 열악한 부산에 국회도서관 분관을 설치하는 것처럼 지역의 니즈(needs)에 귀 기울이고, 문화기관의 수도권 집중을 해소해야 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이나 국립박물관 등 주요 문화시설의 분관을 옮겨오는 방법도 같이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문화예술 행사에 대한 정부 차원의 육성을 바라는 목소리도 있다. 부산현대미술관 김성연 관장(부산비엔날레조직위 집행위원장)은 “부산비엔날레가 열악한 환경에서도 예술경영지원센터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데 전시 예산은 지난 20년간 사실상 제자리”라며 “지역 문화예술행사라도 국가적으로 육성이 필요한 사업은 정부 차원에서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