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도확장, 탈원전 공감대 형성
- 尹 야권 빅텐트 구축 시도 관측
- 국힘 압박 속 주도권 확보 포석

야권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7일 첫 공식 회동하고 야권통합, 정권교체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윤 전 총장과 안 대표는 이날 낮 12시께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1시간40분가량 비공개 오찬 회동을 했다. 윤 전 총장은 식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한국 정치의 중요한 한 분인 안 대표를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며 “기본적으로 확실한 정권교체의 필요성과 상호 협력 등을 얘기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국민의당 안철수(왼쪽)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갖기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

양측 대변인은 “필요하면 언제든지 서로 만나기로 했고 정치적 정책적 연대와 협력을 위해 필요한 논의를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정권교체 필요성에 공감하고 정권교체를 위한 선의의 경쟁자이자 협력자임을 확인했다”며 “확실한 정권교체를 통해 야권의 지평을 중도로 확장하고 이념과 진영을 넘어 실용정치시대를 열어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특히 두 사람은 이날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에둘러 비판하며 공감대를 형성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서는 여전히 모호한 태도를 이어갔다. 윤 전 총장은 ‘대선 경선룰이 변경되면 조기 입당도 고려할 것인가’는 질문에 얼버무리며 등을 돌렸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 입당을 압박받고 있는 윤 전 총장이 안 대표와 함께 국민의힘 밖에서 야권 빅텐트를 구축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안 대표와 연대해 국민의힘과의 야권통합 주도권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르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이날 회동 장소는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안 대표의 선거 캠프가 있던 건물이다. 안 대표는 기자들에게 “여기가 정치를 시작하면서 대선 캠프를 꾸렸던 곳이어서 초심을 돌이켜볼 기회가 됐다”며 “윤 전 총장에게도 제가 초심을 갖고 고민했던 생각을 말씀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 자리에 왔다”고 했다.

김해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