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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위트컴 공덕비를 찾아라

부산시민, 부산역전 대화재 복구에 도움준 장군 위해 제작

현재 사진만 남아…“언제, 어떻게 세워졌는지 조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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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한국전 참전기념비 공원에서 열린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착공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통해 참전용사 리차드 위트컴(1894~1982) 장군의 미담을 소개(국제신문 24일 자 3면 보도)하면서 장군이 부산 시민과 한국 국민에게 베푼 선행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위트컴 장군은 6·25전쟁 당시 부산에 소재한 미군 제2군수기지사령관(준장)으로 근무하면서 부산대 장전캠퍼스 조성과 메리놀병원 신축에 큰 역할을 하는 등 전후 재건에 헌신해왔다.

 이제 부산 시민이 위트컴 장군을 제대로 기억해야 할 때가 됐다. 위트컴 장군 재조명에 앞장서 온 강석환 부산관광협회 부회장과 김재호 부산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24일 “부산시민이 위트컴 장군의 은혜를 갚기 위해 마련했으나 사라진 공덕비를 찾고, 기념조형물 건립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람이 먼저다’를 실천한 휴머니스트

 문 대통령은 “‘전쟁은 총칼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그 나라 국민을 위하는 것이 진정한 승리다’라고 위트컴 장군이 미국 의회에서 발언했을 때 의원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더 많은 구호물자와 자금을 결의했다”고 말했다.

 위트컴 장군은 1953년 11월 27일 부산역전 대화재로 29명이 숨지고 이재민 3만여 명이 발생하자 미군 군수물자 창고를 열어 먹을 것과 잠을 잘 천막을 나눠줬다. 이 일로 위트컴 장군은 군법을 어겼다며 미국 의회 청문회에 불려갔다. 장군은 청문회에서 이 같은 감동적인 연설을 남겼다. 위트컴 장군은 군법보다 사람이 먼저라고 생각하고 실천했다. 만약 위트컴 장군이 군수 물자를 풀지 않았더라면 적지 않은 이재민이 추위와 배고픔에 떨고 목숨을 잃었을지도 모른다.
위트컴 장군 공덕비. 국제신문DB
●사라진 공덕비 찾아라

 위트컴 장군이 베푼 선행에 도움을 받은 이재민들이 부산역전 대화재가 발생한 지 1주년을 맞아 1954년 11월 그를 기리는 공덕비를 세웠다, 부산 시민은 공덕비에 ‘위트컴 장군은 우리들 화재민을 위하여 이곳에 학교, 산원, 교회를 짓도록 후원하여 주었다. 우리들은 영원히 그 공적을 찬양하는 바이다’는 글을 새겼다. 안타깝게도 위트컴 공덕비는 사진만 남아 있을 뿐 사라졌다. 위트컴 공덕비가 어디에, 어떻게 세워졌는지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

 부산 중구청은 부산도시철도 1호선 중앙역 12번 출구(옛 부산역이 있던 자리)에 부산역전 대화재 표지석을 2018년 12월 설치하면서 화재에 관한 설명과 함께 위트컴 공덕비 사진을 새겨넣었다.

●기념조형물 건립 어떻게 되나

리차드 위트컴 장군
위트컴 장군이 베푼 선행을 제대로 기억하기 위해 기념조형물을 건립하자는 취지에서 ‘위트컴 장군 기념조형물 건립추진위원회’가 2018년 10월 발족했다. 추진위원장을 맡은 전호환 동명대 총장(당시 부산대 총장)은 “역사학자 에드워드 카가 자신의 저서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말했듯이 위트컴 장군 기념조형물 건립은 부산의 미래를 위해 뿌리를 찾는 뜻깊은 일이다. 장군의 인류애와 ‘사람이 먼저’라는 철학은 적자생존의 경쟁 사회를 사는 많은 이에게 희망을 주고 귀감이 될 것”이고 말했다.

 추진위는 기념조형물을 설치할 장소를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후보지로 부산시민공원, 유엔평화공원, 유엔평화기념관, 부산대 등을 놓고 논의를 벌였으나 의견이 모이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이 위트컴 장군을 언급한 추모사를 계기로 지지부진했던 기념조형물 건립사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

축사하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한국전 참전기념비 공원에서 열린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착공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역전 대화재 표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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