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울시장 보궐선거가 ‘투기논란’이라는 블랙홀에 갇혔다. 부동산투기 의혹을 수사할 특별검사의 수사 대상에 엘시티가 포함될지도 관심사다.

●엘시티 특검 포함될까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23일부터 부동산 투기 특별검사 도입을 위한 ‘3+3’ 실무 협상에 들어간다. 민주당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의 투기 의혹이 불거진 경기도 3기 신도시는 물론 전국의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을 모두 들여다보자는 입장이다. 조사 시기는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포함된 ‘2013년부터’를 고수 중이다. 여기에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의 투기 의혹이 불거진 해운대 초고층빌딩 엘시티 개발도 포함하자고 주장한다.

국민의힘은 청와대도 특검은 물론 국정조사 대상에 포함하자고 맞서고 있다. 특검이 수사를 진행할 기간을 최소 1년은 부여해야 한다는 제안도 내놨다. 국민의힘은 이러한 조건이 수용되면 엘시티 특검도 못 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엘시티 VS 가덕도

김영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도 박 후보의 엘시티 의혹에 화력을 집중하고 모양새다. 김 후보는 공약 발표가 예정돼 있던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박 후보에게 과거 20년간 부동산 거래 내역을 공개하자고 제안했다. 19일에는 긴급 기자회견까지 열고 박 후보를 향해 “거짓말 뒤에 숨지말라”는 공세를 강화했다. 정가에서는 민주당이 선거 전략을 ‘박형준 엘시티 심판’으로 수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20일 ‘막개발 공룡, 엘시티(LCT) 총정리’편을 유튜브에 업로드하기도 했다.

국민의힘도 오거돈 전 부산시장 일가의 투기 의혹을 고리로 반격에 나섰다. 박형준 후보는 지난 20일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대한민국을 바로잡고 부산을 살리는 선거라는 국민의 기대를 절절히 느낀다”고 말했다. 하태경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어제(19일) 오거돈 전 시장 재판이 연기되었는데, 선거가 무서워서 연기된 건 아닌가”라며 “김영춘 후보는 지난 10월 라임 수사를 받기로 돼 있었는데 6개월이 지나도 날짜를 계속 조율 중인데 친문 특권이 아니면 상상도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동만 의원은 “국토교통부에 오거돈 일가의 (가덕도) 투기행위 전수조사를 촉구했다. 지난 9일 변창흠 장관으로부터 투기가 있었는지 조사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오 전 시장 재임 시 미성년자가 획득한 필지에 대한 투기 의혹 조사를 할 계획이다. 주요 핵심 고위층과 주요 단체 명단도 확보해 등기부 등본과 대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영춘 후보는 본인·배우자·어머니·장남의 재산으로 총 11억2962만 원을 신고했다. 본인 명의의 서울 광진구 아파트 6억6400만원과 배우자 명의의 부산 건물 전세보증금 4억2000만 원이 포함됐다. 박형준 후보는 본인과 배우자 재산 44억8000만 원을 신고했다. 부동산으로는 배우자 명의의 해운대 엘시티 아파트 21억1500만 원과 해운대 건물 17억9899만원에 본인 명의의 부산 기장군 근린시설 5억6427만원을 신고했다. 본인과 배우자 명의의 기장군 토지 10억9403만 원도 있다. 채무로는 총 21억9337만 원을 신고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엘시티 앞에서 기자회견 하는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왼쪽)과 엘시티 의혹 해명 기자회견을 하는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