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여당은 “검찰개혁은 시대적 과제”라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선출된 권력에 의한 민주주의 파괴”라며 장외투쟁도 검토 중이다. 법무부는 10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를 결정할 검사징계위원회를 소집했다. 여야 갈등을 주요 키워드로 풀어봤다.
●필리버스터무력화 시킨 살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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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0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를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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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정기국회에서 여야는 558조 원 규모의 2021년 예산안을 처리했다. 반면 입법을 둘러싼 극한 대치는 협치 분위기를 얼어붙게 했다. 민주당이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를 4차례 열어 후보를 선출하려 하자 야당은 ‘비토권’으로 맞섰다. 그러자 민주당은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내용(추천위 의결 정족수를 7명 중 6명에서 5분의 3으로 완화)을 골자로 한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를 밀터부쳤다.
야당은 정기국회 회기 마지막 날인 지난 9일 공수처법에 대한 필리버스터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국회 회기를 쪼개는 ‘살라미 전술’을 들고 나왔다. 국회법에 따르면 필리버스터를 진행한 안건은 다음 회기가 열리면 표결할 수 있다. 민주당은 10일 오후 임시국회 본회의를 열어 공수처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찬성 187명, 반대 99명, 기권 1명이었다.
국회는 1973년 필리버스터를 폐지됐다가 2016년 부활시켰다. 2016년 2월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이 테러방지법(테러조직에 대한 추적과 감청을 영장 없이 할 수 있는 권한을 국가정보원에 부여)을 추진하자 민주당 의원 38명이 8일 동안 필리버스터로 맞섰다.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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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382회 국회 정기회에 참석하며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책을 가방에서 꺼내고 있다. 이용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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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 9일부터 정기국회가 종료된 10일 0시까지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라는 제목의 책을 읽었다. 책의 저자인 검사 출신 이연주 변호사다. 추 장관은 책을 읽던 중 ‘특수통 검사들은 총장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고 중수부를 희생시키려’라는 부분에 밑줄을 치기도 했다. 또 본회의가 끝나기 5분 전 페이스북에 ‘검사의 직무 관련 범죄를 수사하는 처지에 놓인 검사들은 국민을 배반할 것인가, 검찰을 배반할 것인가라는 진퇴양난에 빠진다. 어쨌든, 검사들에게 국민을 배신하는 대가는 크지 않으나 조직을 배신하는 대가는 크다’라는 책의 구절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공수처, 더이상 고민할 이유가 없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야권 대선후보인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10일 CBS 라디오에서 “헌법과 민주주의가 현 정권 세력에 의해서 정면으로 파괴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 우리가 뭉쳐야 된다. 그런 점에서는 (윤석열 총장과) 같은 방향을 향해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윤 총장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한다면 얼마든지 손잡고 끌어안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피신청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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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열린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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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총장에 대한 징계 여부와 수위를 결정지을 검사징계위가 10일 오전 10시40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비공개 심의에 들어갔다. 위원장은 징계 청구권자인 추미애 장관이 아니라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맡았다. 정 교수는 2017년 법무부 법무·검찰개혁위원회와 검찰과거사위원회에서 활동한 적이 있다. 안진 전남대 로스쿨 교수도 참석했다. 당연직 위원인 이용구 법무부 차관과 추 장관이 지명한 2명의 검사(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신성식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까지 5명이 참석했다.
윤 총장 측 이완규·이석웅·손경식 특별변호인은 징계위원들에게 ‘추 장관이 징계청구자이면서 징계위를 소집하는 건 위반’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징계위원 5명 가운데 신성식 반부패부장을 제외한 4명에 대해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기피 신청을 냈으나 기각됐다. 심 검찰국장은 스스로 회피 신청을 하고 징계위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마지막 남은 것은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수위다. 징계 의결은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이뤄진다. 징계 이유가 없다고 판단할 땐 무혐의로 의결한다. 징계 사유는 인정되나 징계처분을 하지 않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하면 불문(不問) 결정을 내린다. 해임이나 면직·정직·감봉의 징계 처분이 나올 경우 그 집행은 추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한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