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金, 삼중고에 흔들린 민심 달래
- “국가 안전 위협 땐 선제적 응징”
- 코로나 종식 땐 남북대화 의지도
- 野 “文 정부 대북정책 실패 증거”
지난 10일의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은 처음으로 심야에 열렸다는 점 외에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주민을 위로하면서 눈물을 보이고, 남한을 향해 “보건위기가 극복되고 북과 남이 다시 두손을 마주 잡는 날이 찾아오기를 기원한다”는 유화 메시지를 보내는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유례 없는’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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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열린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연설을 하던 중 눈물을 훔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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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열병식을 심야에 개최한 것은 처음으로, 김 위원장이 이를 지시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 8월 “모든 경축 행사들을 최상의 수준에서 특색 있게 준비해 당 창건 75돌에 훌륭한 선물로 내놓을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열병식은 불꽃놀이, 발광다이오드(LED)가 장착된 전투기 등을 동원해 빛을 활용한 화려한 볼거리로 구성됐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자연재해 복구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수도당원사단에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 “미안하다”며 안경을 벗어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또 북한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는 “고맙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이는 대북제재와 코로나19, 자연재해의 삼중고를 겪고 있는 북한 주민의 마음을 다독이며 내부 결속을 강화하기 위한 행동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이와 함께 “우리의 전쟁억제력이 결코 남용되거나 절대로 선제적으로 쓰이지는 않겠지만, 만약 그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의 안전을 다쳐놓거나 우리를 겨냥해 군사력을 사용하려 든다면 나는 우리의 가장 강력한 공격적인 힘을 선제적으로 총동원하여 응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북미 대화 재개의 여지를 남긴 것으로 해석된다.
열병식에서는 초대형 방사포와 대구경 조종 방사포,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4형’ 등 전술·전략무기가 소개됐으며, 미국이 가장 큰 위협으로 여기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마지막으로 공개됐다. 11축 22륜(바퀴 22개)의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린 ICBM이 등장하자 주민이 환호를 했고, 김 위원장도 웃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국민의힘은 11일 북한 열병식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이 실패했다는 증거라고 비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핵무기나 핵 운반 수단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없이 종전선언을 언급하며 북한을 가볍게 보는 것은 너무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