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계 악화 우려에 金 “미안하다”
- 사건 후폭풍 줄이며 파국 막아
- 유엔총회 연설에도 영향 미쳐
- 핫라인은 국정원-통일전선부
북한군의 우리 민간인 사살이라는 충격적인 사건의 후폭풍을 일단 진화시킨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공개 사과를 담은 북측 통지문이었다. 청와대는 지난 25일 북한의 통지문을 공개하면서 ‘최근에 적게나마 쌓아온 북남 사이의 신뢰와 존중의 관계’란 표현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친서 교환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8일 친서를 보냈고, 김 위원장이 12일에 답신을 보내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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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가 27일 전남 목포 전용부두에 정박해 있다. 이 배에 타고 있던 해양수산부 공무원 A 씨는 서해상에서 실종된 뒤 북한의 총격을 받아 숨졌다. 연합뉴스 |
이처럼 남북 정상 간 쌓아온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이번 피격 사건에 대해 김 위원장이 즉각 “미안하다”는 이례적인 사과의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남측에 대한 공개 사과는 전례가 없는 일로, 남북 관계가 더 악화하는 것을 막겠다는 김 위원장의 의중도 읽힌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이 지난 23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종전선언의 필요성을 국제사회에 강조하면서 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것도 이 같은 친서 소통 덕에 가능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남북 생명공동체를 강조하며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를 제안했다.
이에 앞서 김 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에서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상황을 언급하며 “우리 8000만 동포의 생명과 안위를 지키는 것은 우리가 어떠한 도전과 난관 속에서도 반드시 지켜내야 할 가장 근본일 것이다. 매일이 위태로운 지금의 상황에서도 서로 돕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지만, 동포로서 마음으로 함께 응원하고 함께 이겨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의 친서 또한 “보내주신 따뜻한 마음 감사히 받겠다. 어려움과 아픔을 겪고 있는 남녘과 그것을 함께 나누고 언제나 함께 하고싶은 나의 진심을 전해드린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담았다.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던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의 배경이 이 같은 친서 교환에 있었던 것이다.
한편, 김 위원장의 사과를 담은 북측 통지문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을 통해 직접 청와대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정원과 북한 조선노동당 산하 정보기관인 통일전선부의 ‘핫라인’이 가동된 것으로 해석된다. 남북한은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 함정 간 핫라인, 판문점 채널 등 연락 채널이 있었으나 지난 6월 9일 북한이 이들 채널을 차단·폐기하겠다고 한 이후 먹통이 됐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