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의장 등 전방위로 힘싣자
- 통합당 등은 ‘관심 돌리기’ 냉담
- 위헌 뒤집을 카드로 개헌 부각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전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청와대와 정부, 국회의 행정수도 이전을 제안하면서 관련 논의가 정치권에서도 가열되고 있다. 노무현 정부 당시 헌법재판소가 수도를 ‘서울’로 하는 관습헌법을 들어 행정수도이전을 위헌으로 판결, 행정수도 완성이 무산됐다. 여권발 행정수도 이전론 재점화가 개헌론의 새로운 동력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 |  |
|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충청권 광역단체장들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충청권 예산정책협의회에 앞서 행정수도 완성 표명을 환영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왼쪽 사진), 미래통합당 ‘부동산시장 정상화 특위’ 소속 의원들(오른쪽)이 21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공인중개소를 찾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부동산 정책 실패로 수세에 몰린 민주당은 행정수도 이전론에 힘을 싣고 있다. 수도권 집중 현상이 집값 급등의 근본 원인인 만큼, 부동산 정책 실패를 만회하고 수도권 집값을 안정시킬 묘수이자, 야당을 향한 반격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21일 “행정수도 완성에 대한 사회적 논의의 본격 추진을 위해 국회에 행정수도완성 특위를 구성하자”며 “여야가 합의해 행정중심복합도시법을 개정하는 입법 차원의 결단으로 행정수도 완성이 가능하다. 개헌 국민투표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래통합당은 행정수도 이전과 완성 자체를 반대하는 것인지, 찬성은 하는데 위헌 결정 때문에 어렵다는 것인지 명확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압박했다.
당권 주자인 이낙연 의원은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여야가 합의하거나, 헌재에 다시 의견을 묻는 방법이 있다”며 행정수도 이전 위헌 판결이 난 지 16년이 흘렀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별법을 통한 행정수도 이전을 준비 중인 김두관 의원은 “신행정수도 건설과 관련한 새로운 법안을 냈을 때 그것을 헌재에서 시대정신을 반영해 다르게 평가해 줄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박병석 국회의장도 이날 국회에서 김경수 경남지사의 예방을 받고 “수도권은 전국 면적의 11.8%밖에 안 되는데 인구의 과반이 몰리면서 여러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 역시 이 문제에 대해 “국회가 입법적으로 해결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실제로 청와대를 이전할 예정부지까지 행정중심복합도시 계획에 다 들어가 있다”고 거들었다.
여권이 일제히 행정수도 이전론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지만, 국면전환용 발언에 그칠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수도권 집값이 상승하니 행정수도 문제로 관심을 돌리려고 꺼낸 의제”라고 지적했고,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부동산 실패를 모면하기 위한 선거용 카드가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균형발전 정책의 핵심인 공공기관 추가 이전에 대한 결론도 내리지 못한 상황을 감안하면 민주당은 이 같은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공공기관 2차 이전의 근거가 될 수 있는 국토연구원의 1차 공공기관 이전 성과 용역 결과 발표도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문재인 정부의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진정성이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여당이 밀어붙이는 행정수도 이전이 실천력을 갖지 못하고 국면전환용 카드에 그친다면 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최근 박병석 국회의장이 개헌 논의를 불붙인 만큼 행정수도 이전 논의가 개헌 논의로 번질 가능성도 남아있다.
다만, 전날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공공기관 2차 이전을 처음으로 보고한 것은 추가 이전에 대한 청신호로 해석된다. 결론을 내지는 못했지만, 문 대통령이 임기 후반기 핵심 정책으로 공공기관 추가 이전을 실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