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박재호, 39명 참석 요청

- 통합당 "모임 의도·의제 불명확"
- 반발 커 반쪽 모임 전락 가능성
- 하태경 위원장, 일정 연기 제안

일부 부산 울산 경남 여야 국회의원들이 국무총리실의 김해신공항안(김해신공항 확장안) 검증 발표를 앞두고 압박 대오 결성을 위한 모임에 나섰지만, 지역 통합당 내부에서 “대통령이 결정하면 될 일을 정치권에 미룬다”는 반발 기류도 적지 않다. 이 모임은 더불어민주당 박재호(부산 남을) 의원이 주도했다. 그러나 통합당 의원들이 대부분 불참할 가능성이 커 ‘반쪽 모임’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박 의원은 ‘부산 울산 경남 상생 발전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이 오는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다고 19일 밝혔다. 박 의원은 부울경 여야 의원 39명에게 모임 참석을 요청한 상태다. 박 의원은 “각자도생으로 침체하는 부울경이 아니라 공존과 실용의 입장에서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부울경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간 민주당 박 의원이 부산을, 민주당 경남도당위원장인 민홍철 의원이 경남 여야 의원들을 물밑 접촉해왔다. 경남지사를 지낸 김두관(경남 양산을) 의원과 부울경 검증단장인 김정호(경남 김해을) 의원도 측면 지원했다. 통합당에서는 이채익(울산 남갑), 박완수(경남 창원의창) 의원이 적극적이었다.

부울경 상생을 내세웠지만 실상은 김해신공항안 폐지를 압박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이날 모임의 첫 안건으로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이 오른다. 총리실의 결론에 따라 ‘김해신공항안 폐지→동남권 관문공항 건설’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총리실 검증위는 다음달께 검증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부울경 통합당 의원들이 얼마나 참석할지는 미지수다. 이날 현재까지 참석 의사를 밝힌 부울경 통합당 의원은 33명 중 3, 4명 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당 김기현(울산 남을) 의원은 “주체나 의제가 명확하지 않다”며 “개별 의원이 제안한 친목 모임에 왜 가야 하느냐”고 했다.경남 의원들도 회의 성격에 의문을 제기하는 기류가 강하다.

서병수(부산 부산진갑) 의원도 “부울경과 대구경북을 갈라치기 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며 “박재호 의원이 이 모임을 주도하는 저의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도 “대통령이 공약한 사항 아니냐. 국회의원들이 모여서 될 일이 아니고 대통령이 빨리 결정하면 된다”고 촉구했다.

윤영석(경남 양산갑) 의원도 “민주당의 한 의원이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 만드는 모임인데, 거기에 갈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고 모임 참석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박 의원과 함께 모임 결성에 긍정적이었던 박완수 의원도 “친목 모임으로 알았는데, 구체적인 일정이나 안건에 대해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불참 가능성을 시사했다.

반발이 커지자 통합당 하태경 부산시당위원장은 일정 연기를 제안했다. 하 의원은 “가덕도 신공항에 찬성한다”면서도 “그러나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은 대통령이 결단할 문제”라며 참석 여부에 확답하지 않았다. 하 의원은 “부울경 시·도당 위원장이 모임을 주도하는 게 여야 의원들의 많은 참석을 유도할 수 있다”며 “박 의원에게 모임 연기를 요청했다”고 했다.

부울경 상생 모임이 흔들리는 가운데 박 의원은 일정을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의원 측은 “참석 인원과 관계 없이 일단 모임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정치적 계산만 따지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몇 명이 참석하든 이번에 시도를 해보고 또 다음에 여야 시도당위원장이 주도해서 더 확대해서 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