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 간 ‘판문점 선언’의 결실로 탄생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이하 연락사무소)가 개소 1년 9개월 만에 완파돼 사라졌다. 국민 혈세가 투입된 연락사무소의 폭파를 두고 정부가 북측에 책임을 물을지 관심이 모인다.
연락사무소는 개소 이후 산림·체육·보건의료·통신 등 각종 분야의 남북 간 회담이나 실무 회의가 열려 남북 교류의 거점 역할을 했다. 상징성과는 별개로 개보수에 100억 원 가까운 세금이 투입됐다. 정부는 2018년 4월 판문점 선언 합의에 따라 개성공단 내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로 사용하던 건물을 재료비 34억9000만 원 등 총 97억8000만 원을 들여 개보수, 같은 해 9월부터 연락사무소로 사용해 왔다.
북한의 이날 연락사무소 일방 철거는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의 후속 조치로 남북이 체결한 ‘투자보장에 관한 합의서’에 저촉될 수 있다. 합의서에는 ‘남과 북이 자기 지역 안에서 법령에 따라 상대방 투자자의 투자자산을 보호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 건물이 개성공단 내에 있었던 만큼 북한법인 개성공업지구법이 적용될 수도 있다. 이 법은 ‘사회 공동의 이익과 관련해 부득이하게 투자가의 재산을 거둬들이려 할 경우에는 투자가와 사전 협의를 하며 그 가치를 보상해준다’고 적혔다.
하지만 이런 법 또는 규정과는 별개로 북한이 남한을 ‘적’으로 규정하고 ‘대적사업’을 전개하는 상황이어서 현실적으로 보상 등과 관련한 협의가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