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선 참패·오거돈 악재 겹친 與
- 백지화 결론 땐 회생 기회 잡아
- 내년 부산시장 보선도 ‘청신호’
- 차기 대선·지방선거까지 좌우
- 관문공항 입지 부울경 합의 변수
- 유지·보완 땐 민심 이반 가속화

‘김해신공항안(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한 국무총리실 재검증위원회의 결과 발표가 임박하면서 정국의 이목이 집중된다.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 2022년 차기 대선 및 8회 지방선거의 부산 울산 경남(PK) 판세가 이번 검증 결과에 좌우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가덕도 신공항 유치 국민행동본부’ 등 시민단체와 더불어민주당 부산 국회의원들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을 촉구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김해신공항 백지화… 지역 여권 회생 가능성

부울경 여권과 부산시 등에서는 김해신공항안 백지화에 대해 대체로 낙관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부산 의원 3명은 11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가덕도 신공항’ 유치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전재수(북강서갑) 부산시당위원장은 “김해공항 확장은 절대 불가능하다. 소음 문제는 물론 비행기가 착륙을 하지 못하고 기체 결함으로 복항해야 할 때 굉장히 큰 안전 문제가 생긴다는 게 시뮬레이션을 통해 드러났다”고 말했다. 최인호(사하갑) 의원도 “(김해신공항안은) 소음·안전·환경·운영 효율성 등 어느 것 하나 관문 공항에 맞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부산관광협회 회원 120여 명이 11일 부산 부산진구 이비스앰배서더 부산시티센터에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원준 프리랜서 windstorm@kookje.co.kr

부산시도 ‘낙관론’에 좀더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박성훈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이날 김상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과 면담을 갖고 총리실 검증 결과 발표에 따른 후속 대책 등에 대해 논의했다. 박 부시장은 “현재로서는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안전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고려하면 김해신공항안은 폐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당은 김해신공항안이 백지화되면 총선 참패와 ‘오거돈 사태’ 등으로 궁지에 몰린 상황을 단숨에 역전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신공항안 백지화가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물론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김해신공항안이 폐지되더라도 동남권 관문공항의 입지 등을 놓고 부울경이 대립할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 김경수 경남도지사나 송철호 울산시장의 경우 김해공항 확장안을 반대하면서도 관문공항 입지에 대해서는 입장을 유보하고 있다. 이에 따라 김해신공항안 백지화를 넘어 관문공항의 입지를 놓고 부울경 광역단체간 ‘가덕도 ’에 합의해야 진정한 성과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해신공항 유지 또는 보완… PK 민심 이반 가속

‘김해신공항안 유지 또는 보완’이라는 결론이 나오면 PK 민주당의 입지는 급격하게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지난 총선을 통해 돌아선 민심을 확인한 민주당에 김해신공항안 유지는 메가톤급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당장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사실상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민심 이반으로 반문(반문재인) 정서가 확산하면 차기 대선과 지방 선거에까지 후폭풍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해신공항안이 유지되면 정부는 PK에 또다른 ‘당근’을 제시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러나 여권 내에서조차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지역 민주당 관계자는 “대선을 앞두고 새로운 ‘선물’을 준비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신공항 이슈’를 덮을 만한 이슈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