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재수 “김, 조만간 출마 발표”
- 윤 전 실장은 구로을행에 무게
- 차출 물거품 땐 후보난 초비상

- 한국당 조직력에서 우위 자신
- 양산시장 재선거 가능성도 염두
- 김·윤 나오면 김태호 맞불 검토

4월 총선이 100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의 낙동강벨트에 안개가 자욱하다. ‘PK대망론’ ‘문재인 정부 성공론’ 등의 바람몰이를 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김두관(경기 김포갑) 의원의 양산 출마 고심이 길어지고 있다.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의 ‘양산 차출’은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낙동강벨트의 핵심 지역인 양산에 중량감 있는 인사가 투입되지 않으면 어려운 선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조국 사태’이후 여권에 대한 부산 울산 경남(PK) 민심이 악화한데다 조직력에서 자유한국당에 우위를 장담할 수 없는 탓이다.

이해찬(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민주당 전재수(부산 북강서갑) 부산시당위원장은 8일 “김두관 의원의 양산 출마는 확정적이다. 오늘 내일 중으로 발표할 것이다. 양산을에 출마할지, 갑에 나설지는 조금 더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김 의원은 전날 김포에서 가진 의정보고회에서 “저는 당에 김포지역을 지켜야 할 입장이라고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 의원 측은 “‘김포를 지켜야 할 입장’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는 본인이 직접 말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윤 전 실장의 양산 차출은 무산되는 기류다. 박영선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은 지난달 25일께 자신의 지역구인 구로의 유력 인사들을 불러 윤 전 실장과 함께 오찬을 함께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이 고향인 PK출마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은 조국 사태 이후 악화된 지역 민심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여권에 대한 PK민심이 반등하지 않은 상황에서 하방 리스크를 안고 간다는 것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당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고향행을 꺼리는 이유로 분석된다.

민주당으로서는 ‘김두관·윤건영 영입’이 무산되면 초비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양산 선거에 나설 후보군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 민주당의 고민이다.

자유한국당은 민주당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당은 양산 선거가 지역 인사 대결 구도로 간다면 승리를 자신한다. 보수진영이 오랫동안 장악해 왔던 만큼 조직력에서 앞서있다는 것이 한국당의 주장이다. 양산갑에는 재선의 윤영석 의원이 버티고 있고, 양산을에도 재선 시장을 지낸 나동연 전 양산시장이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다.

한국당은 양산시장 재선거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나 전 시장이 양산시장 재도전에 대한 생각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옥문 도의원도 준비중이다. 다만, 김두관 의원이 최종적으로 양산 출마를 결심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민주당 김해영 최고위원은 “당에서는 김 의원이 결심을 해주면 PK선거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이고, 김두관 의원으로서는 김포가 당선 가능성이 높은 곳이기 때문에 고민이 큰 것이다. 아마 의정보고회가 끝나는 이달 중순께가 돼야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양산에 진입하면 한국당 역시 라인업 재배치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고향인 산청함양거창합천에 출마한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의 ‘양산 차출론’이 재점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