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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충격적 실제행동 넘어갈 것”…‘경제·핵 병진’ 회귀 시사

김정은의 ‘새로운 길’

  •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
  •  |   입력 : 2020-01-01 20:17:16
  •  |   본지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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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당 5차 전원회의 보고서
- 대북제재 정면돌파 23번 언급
- 북미 대치 장기화 대비 주문
- 先 해제 後 비핵화 대화 강조

- 남북관계 언급 없이 통미봉남
- 문 대통령 촉진자 역할 ‘험로’

이례적으로 나흘 동안이나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를 진행한 끝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핵억제력 강화’와 함께 ‘새로운 전략무기’를 예고하는 강경 발언으로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 대북제재 정면돌파와 함께 경제발전을 강조한 것은 북미 강 대 강 대치 장기화에 대비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제7기 5차 전원회의를 지도했다고 1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다만 ‘핵무력 강화’ 등의 노골적 표현을 자제하고 핵무기·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중단 폐기를 다소 모호하게 시사하는 등 대화의 여지를 두고 수위조절을 했다는 관측이다.

1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열린 노동당 7기 5차 전원회의 마지막 날 보고에서 “적대 세력들의 제재 압박을 무력화시키고 사회주의 건설의 새로운 활로를 열기 위한 정면돌파전을 강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체 전원회의 결과 보도에서 ‘정면돌파’ 혹은 ‘정면돌파전’이라는 말은 총 23번 등장했는데, 현재 미국이 대북 제재를 지속한다면 자력으로 경제발전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미국의 시간 끌기를 비판하며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끝까지 추구한다면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는 영원히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결코 파렴치한 미국이 조미(북미)대화를 불순한 목적실현에 악용하는 것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이제껏 우리 인민이 당한 고통과 억제된 발전의 대가를 깨끗이 다 받아내기 위한 충격적인 실제행동에로 넘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제재 해제가 선행돼야 비핵화 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하는 동시에 미국이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신형 전략무기를 공개하는 등 군사력 강화에 다시 매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2018년 4월 핵·ICBM 시험 발사 중단을 선언하며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으로 전환한 지 1년 8개월 만에 경제·핵무력 병진 노선으로 회귀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도 “우리의 (핵)억제력 강화의 폭과 심도는 미국의 금후 대조선 입장에 따라 상향조정될 것”이라며 대화 재개의 여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아울러 “미국이 시간을 끌면 끌수록, 조미관계의 결산을 주저하면 할수록 예측할 수 없이 강대해지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위력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게 돼있다”고 말한 것도 북한 역시 북미 대화를 통해 원하는 것을 얻어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일방적으로 시한을 정했던 ‘지난해 연말’을 앞두고 북한이 ‘핵무기 대량생산’ 등 초고강도 대응 방안을 발표할 가능성도 거론됐던 점을 고려하면 김 위원장의 이번 신년 구상은 ‘전략적 모호성’으로 당분간 미국과의 협상에 임하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김 위원장이 새로운 길을 천명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북미 대화에서의 촉진자 역할에도 험로가 예상된다. 북한과 미국이 여전히 상대를 향해 각각 제재해제와 비핵화를 먼저 조치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북한이 ‘여의치 않으면’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이번에 남북 관계를 전혀 언급하지 않은 점도 문 대통령의 중재역할에 대한 기대감이 낮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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