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박 원유철, 비박 비토에 반박

- 변혁 “원 의원, 원한 적 없다”
- 황교안 “약간 의견 차이” 해명
- 원내대표 놓고도 힘겨루기 양상

자유한국당이 보수 통합을 앞두고 친박계(친박근혜계)와 비박계간 해묵은 계파 갈등에 휩싸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비박계인 권성동 의원이 보수통합추진단장으로 내정된 친박계 원유철 의원을 비토하면서다.

	황교안(오른쪽) 자유한국당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홍보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을 마치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한국당 원유철 의원은 13일 자신의 SNS에 “권성동 의원께서 원유철은 유승민과 신뢰관계가 없어서 통합추진단장으로 적절치 않다고 했다”며 “제가 소통과정에서 신뢰관계가 없었더라면 두 달 동안 물밑에서 유 대표의 변혁 측과 소통의 역할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히려 황교안 대표의 의중을 잘 아는 사람을 내심 원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 의원은 유승민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과 대립하다 중도에 원내대표직을 그만두자 그 자리를 경선없이 넘겨받았다. 이후 원 의원은 당내에서 ‘신 친박’으로 분류된다.

원 의원의 SNS 메시지는 권 의원이 지난 12일 “통합추진단장으로 원 의원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제가 알기로는 유승민 의원과 신뢰관계가 없다”고 평가한 것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권 의원이 황 대표에게 보낸 이 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는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해묵은 계파 갈등이 비화될 조짐을 보이자 황 대표는 진화에 나섰다. 황 대표는 지난 12일 수도권·충청권 4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오찬 회동에서 “그 쪽(변혁)에서도 원 의원하고 접촉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정우택 의원이 설명했다.

그러나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측은 즉각 반발했다. 유 의원 측은 언론 인터뷰에서 “원유철 의원을 원한 적 없다”고 밝혔다. 이는 유 의원이 사실상 한국당 내 비박계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보인다. 이는 비박계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이 보수 통합의 열쇠로 ‘변혁’을 보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 유 의원이 보수 재건으로 내건 ▷탄핵의 강을 건널 것 ▷개혁보수 기치 ▷제3 보수 신당 창당이라는 3대 원칙도 비박계과 결이 비슷하다는 평가도 있다.

황 대표는 ‘변혁 측이 소통창구로 원유철 의원을 원했다’는 자신의 언급을 부인한 것에 대해 “반박이라기보다는 서로 의사소통 과정에서 약간의 의견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내에서는 차기 원내대표 선거를 두고 친박과 비박간 물밑 탐색전도 치열하다. 나경원 원내대표의 임기는 다음 달 10일 만료된다. 당내에서는 총선 5개월을 앞두고 원내사령탑인 원내대표를 교체하는 게 옳지 않다는 주장과 새로 선출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붙고 있다. 현재 친박계 유기준 의원이 차기 원내대표 경선 활동을 본격화한 가운데 비박계는 친박계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