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두환, 당시 부산 와서 작전지휘
- 데모 진압부대에 격려금까지 줘

부마민주항쟁 당시 5·18 광주민주화운동에서 기총소사를 했던 헬기와 동일 기종(UH-1H)이 서울에서 부산까지 출동한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군부가 부마항쟁 때 경험을 토대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폭력으로 진압했다는 국제신문의 보도(지난달 23일 자 1면 보도)가 실체로 확인된 것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당시 육군 작전참모부가 작성한 ‘부마항쟁 관련 군 작전 및 조치’ 문건을 1일 공개했다. 문건에는 부마항쟁 당시 기동헬기 UH-1H가 서울에서 부산까지 출동한 사실이 포함됐다. 기동헬기는 1979년 10월 20일 오전 9시16분 서울 인근 군 공항(K-16)을 출발해 같은 날 오전 11시30분 창원 인근 군 공항(K-9)에 도착했다. 1979년 10월 16일 부마항쟁 첫 시위 이후 5일 만에 기동헬기가 동원된 것이다.

주목할 점은 헬기 기종이다. 부마항쟁 당시 출동한 무장 헬기가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에 사용된 무장 헬기와 동일한 기종인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국제신문이 보도한 부마항쟁 당시 동원하려 준비한 가스살포기를 장착한 헬기 역시 5·18 민주화운동에서 사용된 헬기와 같은 기종일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또 같은 문건에는 1979년 10월 20일 부산지역에 무장 헬기와 함께 장갑차 4대와 화염방사기 58기가 지급된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광주 진압 작전 기록에도 화염방사기로 시위를 진압했다는 내용이 나오는 만큼 부마항쟁에서 광주민주화운동의 시위진압 작전이 설계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김 의원이 공개한 당시 보안사령부가 작성한 ‘부산지역 방문 결과’ 문건에 따르면 보안사령관이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79년 10월 18일 데모 진압부대를 방문해 격려금을 전달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 지휘 체계상 자신보다 상급자인 계엄사령관을 상대로 지휘 조언을 했다. 조언이라는 명목 아래 사실상 지휘권을 행사한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김해정 기자 call@koo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