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9일 “국민 분열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을 보면서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도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 국론 분열보다 검찰 개혁의 필요에 우선순위를 둔 것이다. 조 장관 임명 강행으로 당장 여야가 정면 대결로 치닫는가 하면 여권과 검찰 간 대립과 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조국 블랙홀’에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해야 할 정기국회의 개최도 불투명해지면서 민생도 뒷전으로 밀려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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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왼쪽)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에서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조 신임 법무부 장관을 비롯해 7명의 장관 및 장관급 후보자에 대한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저를 보좌해 저와 함께 권력기관 개혁에 매진하고 성과를 보여준 조국 장관에게 그 마무리를 맡기고자 한다”면서 “그 의지가 좌초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천명했다. 또 “지난 대선 때 권력기관 개혁을 가장 중요한 공약 중 하나로 내세웠고, 그 공약은 국민으로부터 지지받았다”며 “남은 과제는 권력기관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고, 국민의 기관으로 위상을 확고히 하는 것을 정권의 선의에 맡기지 않고 법 제도로 완성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로부터 장급관 6명의 인사에 대해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송부받지 못한 채 임명을 강행한 데 대해 “국민께 먼저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개혁성이 강한 인사일수록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해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불발을 야당의 탓으로 돌렸다. 그러면서 검찰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는 비판을 우려한 듯 “검찰은 이미 엄정한 수사 의지를 행동을 통해 의심할 여지 없이 분명히 보여줬다. 검찰은 검찰이 해야 할 일을 하고 장관은 장관이 해야 할 일을 해나간다면 그 역시 권력기관의 개혁과 민주주의의 발전을 분명히 보여주는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조 장관 임명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국회에서 정기국회 일정을 논의 중이던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회동이 즉각 중단되는 등 정국은 격랑 속으로 빠져들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조 장관 임명의 정당성을 역설한 반면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강력 투쟁을 예고했다. 바른미래당 등과 함께 조 장관 해임결의안 및 국정조사, 특별검사제 공동 추진을 예고한 한국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연 뒤 청와대 앞에서 규탄 집회를 했다. 민주당 이 원내대표는 야당의 해임건의안 제출과 국조, 특검 거론에 대해 “우리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이야기”라고 잘라 말했다.
민주당과 보수 야당이 조 장관의 국조, 특검을 두고 정면충돌하면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오는 17~19일) 및 국정감사(오는 30일~다음 달 19일) 등 정기국회 일정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여야 대치가 길어지면 연말 예산 국회에도 악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