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놓고 숙고를 거듭하면서 정국 혼란이 심해지고 있다. 여야 및 보수와 진보진영 간 극한적인 의견 충돌은 물론 조 후보자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검찰 수사를 둘러싸고 여권과 검찰 간 갈등이 커지면서 국론이 심각하게 분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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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진 8일 시민들이 청와대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은 애초 8일 자문그룹으로부터 의견을 청취하고 조 후보자를 비롯한 장관 후보자 6명에 대한 임명 절차를 밟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으나, 조 후보자 부인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그에 따른 여론이 심상찮다고 보고 임명을 보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후 “오늘 브리핑 계획은 없다. 임명 여부와 시기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 후보자의 운명은 다시 안갯속으로 빠졌고, 임명 여부를 둘러싼 여야의 가파른 대치는 계속됐다.
특히 청와대와 여권에서 검찰 수사에 대해 “내란음모 사건 수사하듯이 한다” “전국 단위 조폭 수사하듯이 한다” “검찰이 정치 하겠다고 덤빈다” 등으로 극한적인 표현까지 동원하며 검찰을 비난하고 나섰고, 검찰은 “청와대의 수사 개입으로 비칠 우려가 있는 매우 부적절한 것”이라고 맞서는 등 정면 충돌하고 있다.
당장 여야는 이날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검찰 수사와 임명의 부당성을 각각 설파하는 등 여론전을 이어갔다. 민주당 홍익표 대변인은 이날 회의 후 “검찰 수사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며 “특히 피의사실을 유포해 여론몰이식으로 수사하는 행태에 강력한 경고와 함께 우려를 표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에는 고위 당·정·청 회의를 열어 조 후보자 적격을 재확인해 청와대에 전달했다.
반면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만약 이 정권이 끝내 검찰 수사를 훼방하고 가로막는다면 우리 당은 더는 참을 수 없다. 더 강력한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면서 “청와대, 정부, 여당은 검찰에 대한 부당 공격을 즉각 멈출 것을 강력하게 경고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조 후보자를 임명한다면 민란 수준의 국민 저항이 있을 것이고 한국당은 그 저항에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조 후보자에 대한 임명 여부를 9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 역시 검찰 개혁의 성패, 청와대와 검찰의 충돌 조짐 등 이번 사안이 불러올 후폭풍을 고려하면 어느 한쪽으로 쉽게 결정하기 곤란한 상황이다. 한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조국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직에 적절하지 않다며 자진해서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